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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마스크를 씌워주세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우울증 호소 증가
“정부 적극적인 ‘심리방역’ 나서야”

 

 

“해외출장을 다녀와서 자가격리 2주를 겨우 끝냈는데, 같은 회사에서 나온 확진자 접촉자로 분류돼 또 다시 자가격리 2주 통보를 받고 집에 틀어박혀 있습니다. 바깥에 나가지도 못하고, 볕도 제대로 못 보니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해졌습니다.”

 

수원에 사는 삼십 대 초반 이 모 씨는 한 달여 자가격리 기간동안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 코로나19로 데이트도 못한지 수개월인데다 자가격리를 한 달째 지속하니 그저 세상이 멈춘 느낌이 들었다. 연애는커녕 밥을 먹는 일 조차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빠지는 등 무기력함과 공황장애 증상을 겪었다. 평소 감기 한번 잘 앓지 않았던 이 씨는 자가격리 대상자에 제공되는 비대면 심리상담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월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1년이 지났지만 좀처럼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코로나19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상황에서 심리불안, 고립감, 우울감 등 마음의 병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위생방역만큼 ‘심리방역’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심리방역’이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처럼 감염병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심리상담 및 치료 활동을 뜻하는 말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코로나 블루(우울증) 증상자가 늘어나면서 심리방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불안 장애 상담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만 1만8931건으로 2019년 1만3067건에 비해 44.8% 늘어났다. 한 달에 평균 3155명이 센터를 찾아 전년도 월 평균(1089명)보다 3배 늘었다.

 

하지만 상담마저도 하지 않는 ‘숨은 환자’가 훨씬 많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정신과 상담은 이상해 보이지 않을까’라는 주변 시선 의식, 상담 접근 장벽 등이 그 이유다. 따라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누구나 치료 대상’이라는 인식 개선 같은 대국민 심리방역 홍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해 3월부터 한국심리학회 코로나19 특별대책위원회의 협조를 받아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극복을 위한 전문 심리 상담’을 무료로 시행 중이다.

 

전국 229개 시·군·구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도 24시간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수원시는 5명의 전담인력을 배치해, 요즘 많으면 하루 10건 정도를 비대면 상담한다.

 

수원시행복정신건강복지센터 문봉군 기획홍보팀장은 “확진자가 증가됐다는 뉴스가 나오면 상담 전화는 두 배로 뛴다. 그만큼 시민들은 코로나에 관심이 많고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라며 “상담을 원하는 이들 중 30~40대가 55%로 절반이 넘는다. 50~60대 중장년층과 70대 이상 어르신 등 정보 취약 계층을 위한 홍보 대책에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팀장은 또 ‘어딘가에 기록이 남지 않을까’하는 편견 때문에 쉽게 심리상담에 다가가지 못하는 청년층에도 “친구에게 편하게 털어놓듯 익명으로 상담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로 마음이 불안하거나 불안함이 커지는 등 심리적인 고통을 겪는 누구나 보건복지부 국가트라우마센터(02-2204-0001), 위기상담전화(1577-0199), 각 시군구 정신건강센터 등에 전화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경기신문 = 노해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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