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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지역신문이 중앙지와 겨루는 법

 

 

유럽 도시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신문들이 있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떠받친다. 영국에는 1000개 가까운 지역신문이 있는데, 케임브리지를 예로 들면 최대부수 신문은 전국지인 가디언과 더타임스가 아니라 케임브리지뉴스다. 유럽과 미국의 일류 신문들도 지역신문으로 출발한 데가 많다.세계 진보신문을 대표하는 가디언의 제호는 원래 ‘맨체스터 가디언’이었다. 산업혁명의 진원지 중 하나인 맨체스터의 수호자라는창간 의지가 들어있다. 가디언은 지역신문으로 출발했지만 런던의 주류 보수신문에 맞서 진보의제들을 힘있게 밀고 나갔고 런던에도 진출해 세계적 권위지가 됐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도 도시의 지역지로 출발해 권위지가 됐다. 여전히 지역밀착형 기사도 많이 내보내는데, 워싱턴포스트의 경우워싱턴DC는 물론, 인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주의 뉴스를 모두 별도로 편집해 보도한다. 자치 선거 등 지역정치에서, 행사나 동호인회 소식, 슈퍼마켓 할인판매나 일자리 정보, 경조사까지 뉴스로 다루니 안 보면 손해다.

 

세계 일류 신문의 역사와 오늘날 위상을 살펴보면 지역지가 영향력을 키우는 방법이 드러나지만 우리 지역신문들은 딴 길을 걸었다. 서울에 있는 중앙지는 지역기사를 구색용으로 내보내는데도 지역광고를 빨아들인다.지방도시에 변호사 개업을 해도 광고효과가 크지 않은 중앙지에 비싼 광고료를 주고 광고를 낸다. 서울중심주의의 한 단면이다. 반면에 지역지들은 한국사회의 주요의제들을소홀히 다룬다. 두 신문을 함께 볼 수 없는 독자들 형편은 고려되지 않는다.

 

지난1년반, 대부분 중앙언론은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옹호하는 논조를 보이면서 민주시민을 실망시켜왔다. 이런 때 한국사회의 주요 의제들을 제대로 다루려는 경기신문의 내용 혁신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중앙언론이 일삼는 왜곡보도를 지역신문이 바로잡으려고 기획기사와 칼럼을 집중적으로 내보내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경기신문이 ‘검찰개혁 민심 시리즈’를 내보내고 열린공감TV와 ‘옵티머스 사건 보도연대’를 결성한 것은 중앙언론에 맞서는 대항언론의 면모를 보여준다.

 

서울이 주무대이던 한국의 지식인과 논객들, 곧 곽노현, 김동민, 김민웅, 김형배, 우희종, 이덕일,최영묵 등이 필진으로 가세하고, 한겨레에서 시사만평 전성시대를 열었던 박재동 화백이 ‘손바닥아트’를 시작한 것은 어느 지역 신문도 시도하지 못한 일이다.

 

지역신문은 지역에 밀착한 공동체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데도 소홀해선 안 된다. 경기도는 서울의 환경∙교통∙주택∙화장장∙쓰레기 문제의 배출구이면서 서울이 너무 가까워 문화 인프라도 제대로 갖출 기회가 적었다. 서울과 함께 수도권 규제에 묶여 그 안에서도 지역격차의 서러움을 맛봐야 하는 곳이 경기도였다. 중앙지와 지방지를 겸하는 경기신문이 경기도민의 바램을 중앙에 전하고 중앙정치와 지방자치의 연결고리 구실을 제대로 하는 신문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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