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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 소수서원 6

 

 

 

마루는 마당에 있는 사람이 방안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내부에 있는 사람과 소통이 가능하고, 내부 있는 사람 역시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마루에 걸터앉아 주변 자연을 감상하거나 마당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명륜당에서 공부를 하던 유생들이 자주 명륜당 마루에 앉아 시원한 바람과 숲에서 풍겨오는 싱그러운 냄새를 맡으며 머리를 식히기도 했을 것이며, 자연을 벗 삼아 책 속에 빠져 들기도 했을 공간이다.

 

또한 사방으로 마루가 연결되어 있으니 이동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동선이다. 틀 안에 가두지 않고 사방으로 확장될 수 있는, 서원의 어느 공간과도 소통이 원활한 곳이 이 명륜당이다.

 

이 연결성을 중심으로 명륜당을 본다면 정문에서 접근하는 축으로서는 남쪽이 정면이 되고,

사당을 연결하는 정신적인 측면으로는 서쪽이 정면이 된다. 또한 유생들의 연결성, 즉 기능적인 부분으로 접근했을 때는 북쪽을 정면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명륜당으로 오르는 계단이 없는 서쪽을 건물의 후면으로 봤을 때 공간적 측면에서는 동쪽이 정면이 된다. 1543년,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에 지어진 이 명륜당은 보물 1403호로 지정되어 있다.

 

명륜당 북쪽 계단에서 몇 걸음만 내딛으면 직방재와 일신재가 자리해 있다. 명륜당과는 달리 단청이 없는 건물이다. 직방재와 일신재는 서원의 장인 원장과 교수의 집무실이다. 명륜당의 북쪽 계단과 직방재를 오르는 계단은 일직선으로 같은 위치에 있다. 직방재와 일신재는 일자 모양으로 옆으로 긴 형태이다. 정면 6칸 건물인데 서쪽에 직방재 편액이, 동쪽에 일신재 편액이 걸려 있다. 중앙의 2칸짜리 방은 툇기둥까지 벽으로 막아 문을 달았다. 하지만 동서쪽 일신재와 직방재 편액이 걸린 좌우 온돌방은 툇간을 마루로 만들었고, 툇마루 전면에는 난간을 둘렀다.

 

직방재 왼쪽으로는 장서각이 자리해 있다. 장서각은 소수서원을 창건해 운영하면서 추가로 지어진 건물로 1819년에 건립되었다. 정면2칸, 측면1칸으로 2칸짜리 맞배지붕의 건물이다. 장서각은 책을 보관하는 곳이다. 이 곳에 약 500여권의 책이 보관되어 있었다. 장서각은 서원에서 중요한 재산 중에 하나다. 주세붕이 소수서원을 운영하는 규칙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항으로 서적을 점검하는 것을 꼽았다. 그리고 매년 11월에 책 3권을 만들어 하나는 서원에 둘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유생들이 책을 서원 밖으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책을 단순히 유실할 것을 염려해서가 아니라, 책을 유실하면 남이 훔쳐갔다고 변명할 것에 대한 부끄러움까지 경계시킨 것이다. 책 내용만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대하는 자세, 그리고 책을 관리하는 자세에서까지 가르침과 배움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수서원에서 학문을 하는 유생들은 어디에서 생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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