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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하니까 배달이나 하고 있지"…학원 강사 막말 논란

학원 강사, 배달비 문제로 배달업체에 전화해 폭언과 비하 발언
배달업체 "한 사람의 인간으로 저런 말까지 들어야 하나"
민주노총·라이더유니온…"배달원 인권 보장해야"

 

학원 강사가 배달원에게 폭언과 비하 발언 등 도를 넘어서는 막말을 쏟아낸 녹취록이 온라인에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글을 한번 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인 A씨는 "기사 중 한 명이 너무 황당한 일을 겪었는데 너무 억울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을 구한다"면서 강사와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건은 지난 1일 강사 B씨가 학원으로 음식을 주문하면서 시작됐다. B씨는 본인 실수로 배송지를 잘못 입력했고 추가 배송비가 발생했다.

 

이에 B씨는 배달원에게 '바쁘니 기다리라'며 추가 배달비 결제를 미뤘고, 다른 주문이 밀려 있던 배달원이 계산을 재촉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감정이 상한 B씨는 배달대행업체에 전화를 걸어 A씨와 통화를 했고, 이 과정에서 B씨는 막말과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녹취록에는 "공부 못하니까 배달이나 하고 있지", "배달 기사들은 문신하고 정상인이 아니다", "부모한테 그렇게 배웠냐", "나는 위에 있다고 생각해 더 잘 나간다" 등 B씨의 발언이 담겨 있었다.

 

A씨는 B씨에게 비하 발언을 삼가라면서 사과를 요청했지만, A씨는 오히려 "나는 (비하) 할 사람한테 한다", "니네가 하는 꼬라지들이 꼴사납다",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은 오토바이 안 탄다" 등 막말을 이어갔다.

 

A씨는 글을 올리면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 어느 가정의 한 구성원으로서 저런 말까지 들어야 하냐"면서 "그렇게 우리가 실수를 한 건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달원에 대한 갑질과 인권 문제는 어제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경기도 용인에서는 자신이 변호사라며 배달원에게 막말과 협박을 하는 일이 발생했고, 지난해 11월에는 한 대학생이 배달원에게 "배달하다 치여 죽어라"라고 폭언해 논란이 됐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배달 이용이 늘어나면서, 배달원에 대한 갑질 논란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는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라이더들은 노동권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라이더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하찮은 노동으로 취급하는 이런 사회적 편견은 현대판 신분제도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라이더유니온은 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갑질아파트'에 대한 개선과 정책권고를 요청했다. 이들 아파트는 배달원에게 헬멧을 벗도록 강요하거나 승객용이 아닌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배달원들의 인권 보장을 위한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배달원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시민들의 태도와 인식의 변화가 시급해 보인다.

 

[ 경기신문 = 이성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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