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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고맙네요"…'명절 잔소리' 해방에 2030 반색

취업·결혼 압박…"거리두기로 가족모임 없어져 좋아"

"이번 설에는 친척 집에 가지 않아도 돼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고마울 지경이에요." 3년째 취업을 준비하는 정모(27)씨는 명절마다 온 가족이 모이던 친척 집에 올해는 가지 않기로 했다.

 

정씨는 11일 "친척들과 만날 때마다 `취업했냐'는 질문을 받고, 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한 또래 친척 1명과 사사건건 비교당해 친척 집에 가는 일이 스트레스였다"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따로 사는 가족끼리 가급적 모이지 말라는 방역당국 지침이 내려지자 일부 20·30세대 청년들은 이를 반기고 있다. 명절 때마다 취업과 결혼 등을 놓고 쏟아지는 친척들의 잔소리를 피할 수 있어서다.

 

대학원생 이모(27) 씨도 비슷한 사정을 전했다. 이씨는 "명절마다 큰집에서 친척들이 모이는데,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공부 기간이 길어지니 취업한 사촌들 사이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가시방석이었다"며 "코로나 덕분에 모이지 않으니 그런 부담이 없어 좋다"고 했다.

 

미혼인 젊은이들도 가족 모임의 단골 소재인 결혼 압박에서 벗어났다며 명절만큼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반기는 기색이다.

 

직장인 김모(34) 씨는 "친척들을 만날 때마다 `만나는 사람은 없느냐', `연애를 못 하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말을 듣는다"며 "가족끼리 모이지 못해 아쉬움이 있지만, 친척들을 만나지 않을 핑계가 생겨 시원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대전에 사는 직장인 이모(29) 씨는 "`취업은 아직이냐'고 압박하던 친척들이 이제 직장을 구하고 나니 결혼 압박을 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몇 명만 잠깐 만나고 오니 잔소리를 좀 적게 듣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향에 가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겠다는 이들도 많다.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0)씨는 "부모님께서 올해는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하셔서 택배로 선물 세트를 보내는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며 "그동안 못 했던 운동도 하고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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