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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도 '보통날'인 그들... 보건소 직원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사태가 끝간 데 없이 계속되고 있다. 처음 사람들은 의례적으로 몇 개월 간 기승을 부리다 없어질꺼라 믿었지만 상황은 좀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의료인들과 보건소 직원들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그들의 일상은 내내 ‘비상’ 그 자체다. 방호복을 입고 검체를 체취하고 역학조사를 벌이며 방역망을 위해 24시간 노력하고 있다. 이번 설 연휴에도 가족들과의 시간을 뒤로 미룬 채 근무를 이어왔다.

 

인천시 연수구 보건소. 올해들어 2번이나 집단감염이 발생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곳 직원들에게 올해 설 연휴는 ‘평일’과 다름없다. 방역의 최일선에서 주민건강의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직원들의 근무형태도 확 바꿨다. 주간 평시근무에서 24시간 교대 근무로 전환됐다.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형태지만 실제로 지켜지는 일은 많지 않다.

 

대개 1일 근무하고 상황이 발생하면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다시 근무하기 일쑤. 이 때문에 그만 둔 직원들도 있다.

 

최형대 연수구 보건소 질병관리과장은 “최근들어 신입 공무원 3명이 그만뒀다”며 “보건소 직원은 일반행정직과 달리 전문인력이라 한 번 그만두면 대체하기가 힘든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안그래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 뽑아놓은 사람마저 나가니 답답하다고 최 과장은 호소했다.

 

보건소 인력부족은 만성적이 됐다. 기존에는 없던 일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검체를 체취하고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이송해야 하고, 양성 판정이 나오면 그 때부터는 일이 더 늘어난다. CCTV와 카드, 핸드폰을 통해 확진자의 역학조사를 벌이고 해당 동선에 대해 소독을 실시한다. 자가격리자들을 대상으로 14일 간 전화를 통해 상황을 늘 확인해야 하며 필요한 물품을 사다줘야 한다.

 

상황실도 마찬가지다. 통상 60여 명의 인원이 근무를 한다. 보건소 전체 인원의 절반 가까이를 투입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보건소 업무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다. 때문에 군·경과 건강보험공단, 구청 직원 등이 필요할 때마다 지원을 나오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직원들의 건강도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최 과장은 “피로가 누적 되다보면 건강도 문제지만 정신적으로도 사람이 피폐해진다 아무래도 짜증들이 늘어나다보니 갈등도 생기고 민원으로 번질 때도 있다”고 피로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백신을 공급한다고 하는데 그 때는 원래의 보건소 업무에 방역업무, 백신업무까지 겹쳐 인력이 정말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설을 앞두고 보건소는 조용했다. 어떤 직원들에게도 설에 대한 들뜸을 느낄 수 없었다. 차분하고 무거운 공기만이 보건소를 감싸고 있었다. 직원들은 서류를 보고 전화를 받고 타자를 치고, 늘 해오던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연휴 때 근무를 한 직원은 “속은 상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나, 당연하다 생각한다. 가족들도 이해하고 따로 말을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웅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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