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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임직원 땅투기 의혹 받는 허허벌판 임야에 133명 ‘지분 쪼개기’(종합)

LH 임직원 광명·시흥지구 100억 원대 사전투기 의혹 파장
민변 “공무원·정치인 지목하는 제보 줄이어”
주민 “내부정보로 사리사욕 채운 모습 충격”
문대통령 “청와대 전직원·가족까지 전수조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3기 신도시 광명·시흥지구 100억 원대 사전투기 의혹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5일 경기신문 취재 결과, 의혹이 일고 있는 해당 부지 중에는 133명이 한꺼번에 나눠 사들인 곳이 확인됐다. 더 많은 보상금을 노린 전형적인 투기수법이다. 이에 LH 직원 외에도 전 공무원, 정치인들까지 샅샅이 전수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전 직원과 가족들도 신속히 전수조사하라”고 직접 지시하고 나섰지만 성난 민심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 허허벌판 임야 133명 ‘지분 쪼개기’… “LH 직원 가족들 조사해야”

 

LH 직원들이 100억 원대 사전투기한 의혹을 받는 광명·시흥지구 내 이른바 ‘지분 쪼개기 매입’이 추정되는 필지가 잇따라 발견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중 시흥시 무지내동에는 133명이나 되는 이들이 나눠 사들인 곳도 있어  ‘기획 부동산’ 사기마저 의심되는 상황이 됐다.

 

경기신문이 5일 광명·시흥지구 내 부동산 등기사항 증명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시흥시 무지내동 2-xx번의 산을 133명이 매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전형적인 ‘지분 쪼개기 수법’으로, 신도시 개발 등의 과정에서 보상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한 불법 행위다.

 

허허벌판의 부지를 잘게 쪼개어 사들이고, 이를 위해 수십억 원 대 대출까지 한 일까지 드러나면서, 이들이 신도시 개발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이 같은 편법을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깊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의 가족에 대한 전수조사가 하루라도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 겸 대한부동산학회장은 “보상지침에서 1000㎡ 이상이면 분양권을 주기 때문에 쪼개는 것이다. 신도시 보상기준이 바뀔 줄 미리 알고 쪼개는 경우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 민변 “전국적 공무원·정치인 관련 제보 잇따라” 주민들 “직업윤리 결여된 모습 실망”

 

한편 5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관련 의혹을 처음 알린 이후 관련 제보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제보 대상은 LH 직원뿐 아니라 각종 지자체, 정치인 등 수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역시 광주·부산 개발 예정지구 등 전국적이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일정 기간 제보를 받은 뒤, 이 중 신빙성이 있는 내용을 추려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변 등은 “제보자 중 지자체 직원과 정치인 등을 지목하는 이들도 있어 사실 확인 후 추가 발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란이 확산되자 토지주들 중 약 10~20% 정도는 교환토지 방식 개발을 주장하며 신도시 개발을 반대하고 있다. 김세정 시흥 과림동 주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토지주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회 지도자급 인물들이 내부정보를 가지고 사리사욕을 채웠다는 데 큰 충격을 받고 있다”며 “직업윤리가 결여된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도 “토지주들은 산다는 사람이 LH 직원인지 몰랐을 것”이라며 “뉴스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된 이들은 땅을 뺏겼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전직원까지 조사” 일각 “셀프조사 못 믿는다”

 

성난 민심에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서관, 행정관 등 전 직원과 가족들도 신속히 전수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유영민 비서실장을 팀장으로 한 트스크포스(TF)를 가동해 합동조사단의 전수조사를 돕는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본부 및 지방청 공무원 약 4000명, LH는 약 1만여 명이 조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 지역은 3기 신도시 등 100만㎡ 이상 대규모 택지 8곳이다. 조사대상 지역을 추가로 확대할지 여부는 추진 상황에 따라 조사 필요성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그러나 조사 대상인 국토부가 ‘셀프조사’하는 것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 합동조사단이 총리실을 주축으로 국토교통부와 행안부 등 6곳으로 꾸려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 식구를 상대로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토지거래 전산망을 국토부가 운영하기 때문에, 국토부의 조사 참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측은 “조사자료 제공 등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 경찰, 특별수사단 구성·국가수사본부서 집중 지휘

 

이와 별개로 경찰은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수사 중이던 이번 사건에 대해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수사단’(특수단)을 구성,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집중 지휘 사건으로 지정·대응하겠다고 5일 밝혔다.

 

경찰청에 따르면 특수단은 국수본 수사국장(단장)을 비롯해 수사국 반부패수사과, 중대범죄수사과, 범죄정보과, 3기 신도시 예정지를 관할하는 경기남부청, 경기북부청, 인천청 등 3개 시·도 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등으로 구성된다.

 

경찰의 이 같은 결정은 LH 임직원 땅투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부동산 투기의 심각성이 고조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3기 신도시 예정지를 중심으로 첩보 수집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투기 사범을 엄정 단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경기신문 = 노해리·박한솔·편지수·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