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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 자연, 그 ‘마음’의 치유

 

 

 

흔히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 ‘소확행 (小確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등장하는 말이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이라고 했다.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작은 행복’ 뜻도 포함된다.

 

코로나 펜데믹(대유행) 시대를 맞이하면서 모든 이들이 대면 생활을 절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까 마음의 치유에 출구를 찾고자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제주 올레길을 걷다가 어느 탐방객 배낭에 이렇게 적혀있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코로나, 길을 걸으면서 치유한다’라고 인쇄되어 있다. 눈에 들어오면서 공감을 했다. 지금 우리는 소소한 일상 속에 작은 행복을 찾고 있는지 모르겠다.

 

최근 제주도 천연의 숲길인 ‘사려니숲’을 다녀왔다. 아침부터 바람이 세차게 불어 가는 길 걱정했지만 역시 ‘사려니숲’을 거닐면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느낀다. 초여름 가랑비나 이슬비가 내리는 날 ‘사려니숲’을 찾으면 최고다. 그리고 이렇게 늦은 겨울 무렵 ‘사려니숲’을 찾는 것도 갔다 오면 기분이 좋은 것이 며칠은 일상의 생활 속으로 이어진다.

 

제주 동부 표선면 근처 위치한 가을 ‘억새’가 일품인 ‘ 따라비오름’ 정상에서 주변 경관을 보는 것도 ‘작은 행복’일 것이다. ‘따라비오름’ 둘레길은 평안하다. 그리고 정상 방향의 길은 처음에는 가파르지만 그리 험한 코스도 아니어서 등반하는 느낌이 나쁘지 않다. 자연 속에서 마음의 치유됨을 느낀다.

 

제주도 368개 오름 중, 으뜸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따라비오름’이 아닐까 싶다. 혹자는 '오름의 여왕'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오름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다 둘러보는 코스는 넉넉하게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무아(無我)의 마음'으로 앞동산에 산책하는 기분으로 올라갔다가 내려올 수 있는 코스다.

 

​그리고 늦은 점심은 바로 근방에 사거리마을회관 주변에 모여있는 식당으로 가면 된다. '두루치기'를 주문하면, 제주도 ‘몸국’도 딸려 나온다. 제주도의 향토 음식이라고 할 만한 걸쭉한 ‘몸국’도 맛볼 수 있는 곳이 이 가시리 사거리의 주변 식당에 몰려있다. 이러면 하루 반나절로 충분히 제주도에서 ‘소소한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그리고 근처 카페에서 따듯한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약간의 마음에 여유, 소소한 일상을 메모해두는 일 등은 오늘같이 화창한 늦겨울에 소중하게 간직할 수 있는 나만의 '작은 행복'이다. 이렇듯 소소한 일상 속에서의 작은 행복은 우리네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문득, 생각해보면 그것은 진리에 가까운 것이다. 코로나 시대 마음의 치유, 올레길 여행객의 희망처럼 자연 속 길에서 찾는 것도 지혜로운 것이 아닐까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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