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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2만3000점 국민 품으로…박물관·미술관 전시

 

삼성의 유산 상속 관련 계획이 공개됐다. 삼성은 감염병·희귀병 등 의료 지원에 1조원을 투입하고 주식·부동산 5년 분할납부 및 미술품·문화재 등 ‘이건희 콜렉션’을 국내 미술관·박물관에 기부할 것이란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8일 이건희 회장의 유산 상속과 관련해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밝혔다. 삼성은 12조원대 상속세를 5년 분할 납부 계획과 함께 이건희 회장의 생전 미술품·문화재들인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감염병·희귀병 지원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최대 1조원을 사용할 것이란 계획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유산 상속 발표 내용에 담긴 사회 환원과 관련해 “이는 국가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취지”라며 “유족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다양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故 이건희 회장은 평소 ‘국가경제 발전 기여는 물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 강조했다"고 이건희 회장의 ’공존공영‘ 의지를 밝혔다.

 

이번 상속 관련 발표에서 삼성은 코로나19에 따른 감염병 대응을 위해 감염병 관련 인프라 구축에 7000억원을 기부할 것이라 밝혔다. 또 전문병원 건립 및 연구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대적인 의료 공헌 계획도 밝혔다.

 

특히 감염병 관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7000억원 기부금 중 5000억원을 국내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인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하기로 했다.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은 150병상 규모로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및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를 갖춘 전문병원이다.

 

여기에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2000억원을 사용한다는 예정도 공개됐다. 해당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한 후 관련 기관들의 협의로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 건립·운영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중 치료비 문제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3000억원을 지원할 것이란 계획도 나왔다. 삼성은 향후 10년 간 가정형편이 어려운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 관련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백혈병·림프종 등 소아암 13종류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희귀질환 14종류 환아 지원에 총 600억원이 사용된다. 이에 따라 소아암 환아 1만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7000여명이 이 같은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체계적인 환아 지원을 위해 삼성은 서울대어린이병원 주관의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지원 사업도 운영한다. 서울대학교 및 외부 의료진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전국의 모든 환아가 각 지역 병원에서 검사·치료를 받도록 전국 어린이병원 사업 참여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에서 해당 위원회로 접수해, 치료 및 지원이 필요한 환아를 선정하고 도울 계획이다.

 

이건희 회장의 각종 미술품 및 문화재 1만1000여건(2만3000여점)은 전국의 주요 박물관으로 기증된다. 삼성은 국보 216호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보물1393호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보물 2015호 ‘천수관음 보살도’ 등 지정문화재 60건 및 유물, 고서, 고지도 등 이 회장의 미술품 2만1600여점이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여기에 화가 이중섭의 ‘황소’,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등 한국 근대미술품 1600여점도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된다. 특히 한국 근대 미술가들의 연고지인 지자체 미술관 및 이중섭 미술관에도 이들의 작품이 전해진다. 

 

서양 미술 작품도 국내 미술관에 기증된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 샤갈·피카소·르누아르 등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서양 화가들의 각종 작품들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기증된다. 삼성은 이번 대규모 미술품 국가 기증에 대해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했다.

 

이건희 회장의 주식 지분 및 부동산 등 유산 12조원에 대한 상속세 납부는 세간의 예상대로 분할 납부 방식을 택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 및 용인 부지 등은 연부연납 제도를 이용해 이달부터 향후 5년간 총 6차례에 걸쳐 분납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 의지를 따라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라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관계사들이 진행하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 실천 및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것이 아닌, 그동안 면면히 이어온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 말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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