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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던 학교가 생기 가득한 학교로”

경기도교육청 역점정책 Ⅲ. 공간혁신
⑥ 시흥 신천중학교

 

“생기가 가득했다. 흐뭇했다. 행복했다.”

 

누군가가 시흥 신천중학교를 간단히 설명해달라고 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천중은 지어진 지 20년 된 학교다. 이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시설은 점점 낙후돼 갔다. 수업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생길 정도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도심에 자리 잡고 있는 탓에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기까지 했다. 이에 따라 유휴 교실이 많아지는 현상도 나타났다. 위기였다. 그러나 신천중은 이를 성찰의 기회로 삼고 학교혁신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를 통해 교육공동체는 ‘교육의 시작은 공간’이라는 의견을 모았다.

 

그리하여 시작된 학교 공간 혁신(영역 단위)사업. 신천중은 이 사업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 디자인하고, 설계하는 사용자 참여 설계로 진행하기로 했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이에 교육공동체가 함께 모여 학교 공간에 대한 공동체의 요구사항과 학교 공간 주권 실현 방안에 관해 토론했다. 공간에 대한 철학과 문화를 공유하며 디자인 워크숍과 인사이트 투어도 4차에 걸쳐 진행했다.

 

그 결과, 신천중은 학생들의 삶을 중심에 둔 쉼과 소통이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 상상이 현실로…학생이 학교를 디자인하다!

 

우선 학교에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휴게공간이 없는 상태였다. 자유로운 정보검색이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 공간도 부재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교육공동체는 학교 1층 로비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전근대적 구조를 지닌 채 학교 구성원들의 삶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장소로 손꼽히고 있었다.

 

 

이에 교육공동체는 학교의 주요 공간이라 할 수 있는 로비를 학생들이 여유 시간에 다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오랫동안 머물며 소통할 수 있는 광장으로 만들고자 했다.

 

교육공동체의 의지는 곧 결과로 나타났다. 죽어있던 로비는 현재 학생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생기 넘치는 공간이 됐다. 내부 디자인을 전부 새롭게 바꾼 데 이어 TV와 컴퓨터, 카페 테이블, 소파 등을 비치해 학생들의 관심을 이끈 결과다.

 

 

학생들은 또 정담을 나누거나 다른 사람의 간섭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희망하기도 했는데, 학교는 이를 수용해 ‘아지트’도 설치했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투명 플라스틱 벽을 설치하는 등 안전을 위한 설계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로써 학생들은 학교 로비에서 공적인 시간과 사적인 시간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다목적 공간을 얻게 됐다.

 

 

미술실은 노후화가 진행된 책상과 의자로 인해 미술실의 전체적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게다가 학생들의 자유로운 물 사용이 가능한 수도시설 부재로 다양한 수채 활동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로 인해 미술실을 새롭게 조성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잇따랐다.

 

이에 따라 신천중은 미술실도 재구조화해 학생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제는 굳이 먼 화장실까지 가지 않아도 물을 사용할 수 있어 제약 없는 미술학습이 가능해졌다. 낡고 바랜 책상과 의자는 편안하면서 조화로운 디자인으로 바껴 학생들의 불편이 최소화됐다.

 

 

또 유휴 교실을 활용한 공간 재창출도 이뤄냈다. 그간 다목적실은 유명무실했다. 다목적실이라기엔 비교적 협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신천중은 벽을 허물고, 두 개 교실을 통합했다. 벽지와 천장 등 디자인도 새로 꾸며 의미를 더했다.

 

이에 따라 신천중은 그동안 꿈도 꾸지 못했던 난타 수업, 연극 공연, 반려동물 관리사 체험활동, 학급 또는 학년 발표회, 프로젝트 발표회,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등 다양한 예술·체육·공연 활동과 방과 후 수업이 가능해졌다.

 

 

■ 공간과 더불어 꿈도 디자인하다

 

신천중은 혁신적인 공간 재구조화를 진행함과 동시에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교육과정과 특색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우선 ‘자유학년제’를 통해 학생들의 선택권, 자기 주도성 발현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학생들의 맞춤형 기본학력 지원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 ‘교육 국제화 특구사업’으로 세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을 형성해 다문화 사회에 걸맞는 올바른 문화의식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학생들의 원격수업과 자유학년제 내실화 운영을 위한 전문적 학습 공동체 및 성장나눔 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력 신장을 위한 융합 수업, 소통이 강화된 쌍방향 수업 확대, 맞춤형 피드백이 강화된 성장중심평가 등을 통해 학생들의 배움과 성장을 지원해 나가고 있다.

 

지식 함양을 위한 교육뿐만 아니라 정서 함양을 위한 교육도 펼치고 있다.

 

가까운 마을과 연계해 농작물 키우기, 마을 환경 되살리기 등 학생들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될만한 교육과정을 지속 발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름다운 등굣길 구축 사업도 최근 진행했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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