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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보수언론의 추-윤 갈등 프레임 윤석열의 ‘항명사태’로 바로 잡혀야

추다르크에 이어 추미애의 또 다른 애칭 ‘추통령’ 급부상

 

자신들만의 사적이익을 추구하면서도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적폐언론과 힘을 합쳐 마치 자신들을 공정과 정의의 대변자로 포장한 채 민심을 왜곡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검란이라고도 일컬어지는 심각한 사태 속에서 민주개혁 진영의 촛불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지나치게 신중했으며 180석에 달하는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무기력했다.

 

지난 27일 열린공감TV의 핵심코너인 강진구의 인사이트에서는 지난 2년 여 간 검란의 광풍 속에서 온갖 정치적 공격과 언론의 마녀사냥을 감내하면서도 자신의 온몸을 내던져 검찰의 쿠데타를 막아냈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출연해 속 시원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난 추미애 전 장관은 경북여고와 한양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제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판사로서의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 이어 광주고법 판사를 끝으로 정치에 데뷔하면서 정치인의 길에 들어선 추 전 장관은 1996년 15대 국회위원에 당선됐으며, 2000년 새천년민주당 김대중 총재 비서실장, 16대, 18대,19대, 20대 국회의원에 연이어 당선되면서 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했다.

 

촛불정부나 촛불시민에 대한 언급 자체를 아예 안 할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멀어진 현 상황에 대해 추미애 전 장관은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다음은 추미애 전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문] 추다르크라는 별명에 대한 평소의 생각은.

 

답] 추다르크란 애칭이 개인적으론 너무 세다는 느낌도 받지만 거절할 수 없는 별명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당대에는 분명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역사가 평가하는 인물인 잔다르크를 연상시키는 별명이기에 검찰개혁에서 화살받이가 되더라도 결코 물러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만큼 추다르크에 대한 별명에 이젠 애착을 갖게 됐다.

 

 

문] 사시24회 합격자 300명 중 여성은 3명뿐이라 중매쟁이들의 요청이 쇄도하지는 않았나.

 

답] 당연히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치를 추구하는 멋진 사람과 제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에 가치를 뒀다. 다행히 그런 사람을 만나 7년간의 연예를 거친 후 결혼을 했다. 물론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을 관철시킨 걸 보면 부모님 입장에서는 나쁜 딸이 아니었나 싶다.

 

 

문] 춘천지방법원에 28살의 나이에 첫 입관을 했고 '난쟁이가 쏜 공'이란 서적을 불법서적으로 적시한 검찰의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안다. 초임판사로서 두려움은 없었는지.

 

답] 1985년은 상당히 엄혹한 시절이었기에 검찰의 영장청구를 기각한다는 점에 어느 정도 우려는 했다. 다만 리영희 선생님의 서적이나 ‘난장이가 쏘아 올린 공’이 불온서적이라는 점에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래서 밤을 세워 기각 사유를 또박 또박 작성해 내려 보냈더니 다음날 당직 판사가 기각된 사유가 적혔던 사유서를 찢어 버리고 새로 청구한 검찰의 영장신청을 받아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많이 허탈하긴 했지만 누구나 똑같이 용기를 낼 수는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물론 지금도 검찰의 불법적인 행동은 습관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검찰총장 직인의 변조가 의심되는 위조파일로 사람을 구속했다는 열린공감TV의 보도와 김학의 출국금지를 허위로 작성했다고 이규원 검사를 기소한 검찰의 행위는 상당히 선택적인 기소라고 생각한다.

 

 

문]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법무부 장관직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이젠 다시 법무부장관으로 갈 수는 없고 검찰개혁 완수를 마무리 하려면 법무부장관을 지휘하는 자리에 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답] 시민의 뜻에 따르는 것이 순리가 아닌가 싶다. 여론을 움직이는 것은 언론이고 언론을 움직이는 세력은 자본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이 떠오른다. 여기에 언론을 움직이는 자본 세력의 반칙과 불법을 돌봐주는 세력이 바로 검찰이다. 공정과 정의를 아무리 외쳐도 검찰의 비호를 받고 있는 조·중·동의 외침에 힘이 부친다.

 

때문에 이젠 더 이상 절차적 민주주의 안에서 점잖은 해결만을 모색할 때는 아니다. 반칙과 특권에 더해 탐욕스럽기까지 한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촛불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시도하지만 기득권은 항상 변함이 없다. 때문에 지금부터는 강단 있고 힘 있는 정치력을 발휘할 때라고 생각한다.

 

문] 대선까지 약 300일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다. 현 시점에서 대선을 치르기 위한 시대정신이 있다면.

 

답] 촛불에 응답하는 지도력이 필요하다. 절차적으로 우아한 민주주의보다 힘 있게 해결해가는 강단 있는 리더쉽이 요구된다. 70여 년 간 켜켜이 기득권을 쌓아왔던 기득권자들은 항상 뺏긴다고만 생각을 한다. 국민주권차원에서 견제를 받는 것이 당연함에도 그들은 겸손함조차 없다. 가진 것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만 집중할 뿐이다.

 

한 판의 피자 중 5분의 4는 기득권이 먹고 5분의 1만 주면서 반칙 없이 공정하게 나눠 먹어야 한다는 기득권의 생각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특히 검찰과 언론과 자본이 뭉쳐서 형성된 카르텔을 민주적으로만 깰 수 있겠는가.

 

그래서 국민 다수의 힘으로 하나씩 결단을 내리는 리더쉽을 갖춘 강단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사법 권력은 사실 국민이 뽑은 권력이 아니다. 국민주권에 대해 반응을 보일 필요도 없는 그들이 사법적 판단으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든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도 그러하고 원전수사도 그러하다. 그들은 이겼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국민들의 힘은 그들을 제압할 만큼 더 강해졌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일이다.

 

 

문] 일각에서는 추-윤 갈등 프레임으로 인해 오히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권주자로까지 부각시켰다는 얘기가 있다. 이에 대한 추 전 장관의 생각은.

 

답] 추-윤 갈등이라는 프레임은 언론의 잘못된 포장이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법무부장관하고 그 지휘를 받는 공무원과 무슨 갈등이 있겠는가. 이는 한마디로 윤석열의 항명이자 하극상이다. 검찰의 조직 이기주의와 징계청구에 대한 브리핑 당시 출입기자들의 행태를 생각해 보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리핑이었지만 실제 출입기자들은 사건의 본질은 외면한 채 퇴근시간에 브리핑을 하려 했다며 법무부를 조롱했다. 징계의결서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징계대상자인 윤석열은 왜 법무부장관이 징계위를 구성하느냐고 주장했다.

 

당연히 징계위원회 구성이 인사권자의 인사권에 포함된 내용임에도 말이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연일 언론은 윤석열한테 불공정하다는 논조로 보도를 했다. 하지만 징계의결서를 읽어보면 한동훈에 대한 감찰방해와 수사방해가 여러 달에 걸쳐 일어났으며 증거인멸을 하지 못한 배모 차장과 백기자의 휴대폰에서 다양한 증거들이 쏟아져 나왔다.

 

실제 한동훈과 윤석열은 2000통이 넘는 통화를 주고 받았으며 심지어 한동훈은 윤석열의 처와도 통화를 했다. 당시 기자들은 윤석열의 수사방해가 헌법가치에 반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살아있는 검찰의 권력에  눈을 감았다.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것이다. 윤석열을 키운 것은 범죄를 저지른 측근을 비호하는 검찰총장을 제대로 지적하지 못한 언론과 사법부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문] 윤석열의 쿠데타에 가까운 도발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여당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왜 그랬다고 생각하나.

 

답]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위해 보낸 조국 전 장관을 대상으로 윤석열은 수 십차례 영장을 치며 항명을 했다. 이는 조국사태가 아니라 윤석열의 항명사태라고 보는 것이 옳다.

 

또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검찰의 항명에 대해 정부 여당이 강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언론권력이 가진 영향력 때문이 아닐까 한다. 본인의 재선이나 선거과정에서 자칫 이들에게 찍힐 경우 겪게 될 불편함이 클 것이기에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국민들은 검찰개혁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됐으며 더 강해졌다는 사실에 정부여당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문] 문재인 대통령이 조선일보의 ABC 부수조작과 관련 참모들에게 강한 질책과 대책마련을 주문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참모들이나 정부 부처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추 전 장관의 생각은.

 

답] 사실은 2:8 법칙이라고 모든 사람이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일하는 것은 아니다. 1명의 의인이 없어 도시가 망하듯이 우리가 리더쉽을 가지고 뭐든 해내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듯이 현재는 문제에 대한 부분을 인식하고 서서히 풀어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문] 초선 5인이 재·보궐 선거 패배의 원인을 조국과 추미애 전 장관에게 돌리고 있다. 민심을 읽지 못하고 180석을 마련해 준 시민들의 의지를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것 같은데.

 

답] 한 달 동안 몸과 마음이 많이 아팠다. 처절하지만 어디 가서 아프다고 얘기할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단지 아픔을 치료한 후에 아팠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이치에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게 나라냐’라는 촛불 국민의 의지로 태어난 정부가 아닌가.

 

아름다운 촛불의 눈물로 세워진 정부이기에 정부가 내세웠던 약속은 곧 촛불국민의 명령이고 그 명령 1호가 바로 검찰개혁이자 언론개혁이다. 언론과 검찰 권력에 의해 피해를 당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못했던 부분을 한탄하면서 운명이란 책을 남기셨다. 그 책은 곧 유언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지키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조국전 장관의 온 가족이 난도질을 당하고 그 바턴을 이어받아 개혁을 하나하나 진행했지만 검찰과 언론이 연관된 ‘채널A 검언유착’ 사건의 실제 발생 장소인 채널A조차 압수수색하지 못했다. 이렇게 기울어진 상황을 보면서 쓰러진 사람한테 ‘너 때문에 졌다’라고 철수까지 하는 것은 정말 뭐라고 표현하기도 힘든 아픔이었다.

 

어떠한 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었던 순간이었다. 다만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은 국민의 명령이자 반드시 해야만 하는 명제다. 지금처럼 탐욕을 부리는 기득권이 좌우하는 사회가 아니라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개혁이 우선되어야 하며 조중동과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개혁을 멈춰설 이유는 전혀 없다.

 

문] 민주당은 현재 눈앞의 여론에만 도움이 되는 정책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다소 지금은 불만을 살 수 있지만 거국적인 차원에서 정책을 입안해야 하지 않나.

 

답] 설득의 리더쉽이 필요하다. 혹은 내가 먼저 깨지거나 설령 죽더라도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 지면서도 이기는 것이다. 어떻게 깨지지 않고 성장만을 할 수 있겠는가. 회피하지 않고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문] 추다르크의 이미지에서 이제는 경기신문 김대훈 편집국장이 준비해 온 ‘추통령’으로서의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답] 노무현 전 대통령을 아주 가까이 모셨던 사람으로서 그분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그의 눈웃음 인사가 생각이 난다. 돼지저금통을 들고 다니면서 선거자금을 모아 달라고 했지만 사실 그 때는 하루하루가 딜레마였다.

 

그러던 어느 날 국민에게 빚진 대통령이 되라고 하시면서 허름한 차림의 시민이 꼬깃꼬깃한 돈을 쥐어 주셨는데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개혁을 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통합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개혁의 딱지를 붙이면 자기 자신이 멋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다만 잘못된 차별로 인한 개혁이 되어서는 안 되는데 말이다. 항상 익숙해져 있다 보니 당이 분열됐고 힘이 달리면 개혁이 힘들것 같아 당에 남게 되었고 그 결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 헤어지게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도 끝까지 남아서 반대를 했지만 당시 탄핵 여론이 높았고 원로들의 핍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당론에 동참하는 바람에 역사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정치인생에 있어 가장 후회스럽고 가장 큰 실수였다고 생각한다.

 

말로 하는 사과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광주 도청 앞에서 3보 1배를 강행한 적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초청해 주신 세종시 행복도시 기공식에 참석한 저를 발견하고는 눈으로 미소를 지으시며 인사를 건네 주셨던 그분의 모습이 아직까지 선명하다. 찾아뵙지 못한 죄스러움에 그 때 이후 시간이 멈춰진 듯 괴롭지만 말이다.

 

1시간 40분여 진행된 강진구의 인사이트에는 추미애 장관을 비롯해 경향신문 강진구 기자와 경기신문 김대훈 편집국장 그리고 김두일 작가가 함께했다.

 

[ 경기신문 = 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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