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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천은 실패한 것이 아니다

 

한동안 경기도 31개 시·군을 들썩이게 했던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전이 끝났다.

 

먼저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에 성공한 시·군들에게 부러움을 가득 담아 축하를 보낸다. 그리고 유치 신청을 했지만, 공공기관 유치에 성공하지 못한 포천, 연천, 가평, 용인의 네 시·군들에게는 같이 아파하는 마음으로 위로를 보낸다.

 

다른 시·군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포천이라는 지역은 이재명 지사가 공공기관 이전의 명분으로 내 세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을”에 너무나도 잘 맞는 지역이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최근 본지에 낸 기고문에서 “우리 시는 70여 년간 국가안보의 최전선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했다. 포천시 면적의 29%에 달하는 군사시설보호구역과 미군 최대 훈련장인 로드리게스 사격장, 동양 최대규모의 승진훈련장 등이 있다. 9개소 사격장과 훈련장의 전체 면적을 더하면 50.54㎢로 부천시 면적과 비슷하다”고 언급한 것 외에도 5만 명 이상의 군 장병을 위한 상하수도 및 쓰레기 처리 등도 포천시가 담당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런 장병들의 실생활에 대한 대부분을 포천시가 담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장병들의 주민등록이 포천으로 되어있지 않다는 이유로 포천시의 인구로 잡히지 않아 인구로 인한 정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포천시가 이번 유치전에서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를 희망한다는 시민 서명을 받았는데, 제출한 명단이 22만 명이라는 것이다. 물론 일부 중복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거주 시민 15만 이외의 서명은 인근 시·군의 친인척과 군 장병들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쉬움을 표현해 봤지만, 결과적으로 포천시는 경기도 공공기관을 유치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바라본 입장에서는 성공하지 못하였지만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포천은 지난 전철 7호선 연장 예타 면제를 받을 때는, 전 시민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서 성공하는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이번 공공기관 유치전에는 민·관이 똘똘 뭉쳐 힘을 모으는 또 다른 경험을 하였다.

 

박윤국 시장이 마지막 순간 늦은 시간까지 주변 지역의 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경기도 실사단에게 유치의 간절함을 큰절로 나타내 보인 공무원도 있었다. 서명록을 들고 바쁘게 뛰어다닌 주민들도 있었으며, 사비로 공공기관 유치 부착물을 만들어 시내버스에 붙이는 이들도 있었다. 어떤 큰일을 앞두고 이렇게 하나로 뭉치는 모습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래서 포천은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포천의 발전을 위한 기회가 공공기관을 유치하지 못한 것으로 영원히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 포천시에는 수없이 많은 기회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유치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포천의 민·관이 서로를 탓하고,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나선다면, 하나로 뭉쳤던 포천 발전에 대한 열망의 마음이 두 개, 세 개로 갈라져 싸우게 된다면, 이때가 진정한 실패의 때가 될 것이다.

 

포천시민과 포천시가 ‘하나로 뭉친 경험’ 이것이 이번 공공기관 유치전이 포천에 남긴 훌륭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허탈한 마음을 누르면서 서로를 위로해야 할 때다. 그러면서 다음에 올 기회를 함께 기다려야 할 것이다.

 

[ 경기신문 = 문석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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