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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잇따른 노동문제…원인은?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 카카오 ‘노동법 위반’
넥슨 ‘무더기 대기발령’…IT대기업 노동문제 연속
“사업 확장 성과주의·부작용, IT노동자가 짊어져”

 

최근 네이버·카카오·넥슨 등 국내 IT 대기업에서 노동문제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이들 기업의 무리한 사업확장의 부작용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네이버는 지난달 25일 직장 내 괴롭힘 피해로 극단 선택을 한 직원의 사망 경위와 연루된 임원들에 대해 직무정지 조처를 내렸다. 목숨을 끊은 직원은 생전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상사의 인격모독·가혹행위 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져 큰 파문을 일으켰다.

 

카카오는 근로기준법을 무더기 위반한 사실이 적발됐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같은 날 카카오에 대해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을 근거로 시정지시를 내렸다. 카카오는 주 52시간 이상 근무, 연장근무 시간 미기록, 퇴직자 연장근무수당 지급 지연을 비롯해 직장 내 성희롱 교육의무 등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 역시 일부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대기발령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을 받고 있다. 1일 넥슨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넥슨과 자회사 네오플은 지난달 말 1년 이상 전환배치를 기다려 온 직원 16명에 대해 3개월 대기발령을 내리고 임금을 75%만 지급키로 했다. 프로젝트별 직원을 투입하는 게임 개발이 중단·무산되면 타 업무로 재배치하는 방식이 이 같은 문제로 확대된 것이다.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진 IT 대기업의 노동문제에 대해 "IT 기업의 무리한 사업 확장의 부작용을 노동자들이 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넥슨 등 IT 대기업들이 문어발식으로 사업 확장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실적압박, 성과주의 결과는 네이버 직원 사망사건, 넥슨 대기발령 사태로 이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IT업계에서 네이버·카카오 등 IT대기업은 중소기업 노동자에게는 선망의 대상과 같다. 중소기업 대비 향상된 연봉 및 복지·처우, 노사문화를 갖춰, 취업준비생 및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네카라쿠베(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을 아울러 부르는 말)’란 신조어가 불릴 정도다.

 

그 기반은 지난 5년 간 보인 빠른 성장 및 사업 확장이다. 네이버의 경우 2016년 12월말 사업보고서 기준 종속회사 수는 57개사였으나, 지난해 12월말 기준 133개사로 4년여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카카오도 2016년 58개에서 지난해 115개로 2배가량 증가했다. 주요 사업 또한 과거 광고, 콘텐츠, 게임, 캐릭터 판매 같은 기타 사업에서 e커머스, 핀테크, 클라우드, 모빌리티 등 신사업으로 대폭 확대됐다.

 

 

이처럼 IT기업들이 성장만 중시하고 고용 및 인력 관리에 대한 부분을 경시해 이 같은 문제들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있다.

 

김성희 고려대학교 노동대학원 교수는 “IT대기업은 급속한 성장과 달리 고용 관행을 정리하지 않고 외주·프리랜서·비정규직으로 대체한다. 체계적인 인력 운영을 짜지 않고 이어온 결과”라며 “사업·투자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구조는 성과지상주의,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를 만든다. 혁신 기업의 성격에 맞지 않는 고용 관행이 문제”라 말했다.

 

이어 “여전히 IT기업 노조는 신생 형태에 활성화돼있지 않은 데다, 기업 내 잘못된 관행에 대해 제동 걸 인사·노무 안전장치 또한 부재 상태”라며 “관행에 대한 전면적인 근로 감독·제재가 필요하나, 이조차 잘 이뤄지지 않는 성향이다. 지금 수면화된 문제는 그 기저에 더 많은 문제가 산재해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현지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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