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령인구가 늘어나며 초고령 사회로 변화하자, 노인 돌봄서비스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등으로 각 지자체가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돌봄서비스까지 확대 운영 중에 있다.
비대면 노인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DNX(디엔엑스)는 ‘터치케어’ 인체 통신 기술을 적용해 생활 데이터를 분석하고, ‘AI 순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성남 판교에서 권은경 대표를 만나 터치케어의 성과와 포부를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Q. ‘터치케어’가 어떻게 생활데이터를 수집하는지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린다.
동전 크기의 작은 태그를 냉장고, 전자레인지, 변기 등 평소 사용하는 사물에 간편히 부착하면 일상생활에서 접촉이 일어날 때마다 데이터를 생성한다. 이 태그와 시계가 연동되면서 인체 통신 방식으로 자료를 수집하는데, 신호는 태그에서 몸을 통해 시계까지 전송된다.
태그 가격이 기존 시스템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을 만큼 저렴하고, 각자의 생활패턴에 맞춰서 생활 데이터의 폭 역시 크게 확장할 수 있다. 간편하면서도 사생활을 거의 침해하지 않는 혁신적인 라이프로그 생성 및 수집 기술이다.
DNX는 여성 고객을 겨냥한 스마트워치 ‘랑’, 위험에 빠르게 대처 가능한 ‘세이프워치’ 등을 개발해온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업이다. 권 대표는 꾸준히 여성과 노인 돌봄에 대해 고민해오다가, 사고 처리뿐만 아니라 예방이 가능한 시스템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특히 노인들에게 가장 흔하면서도 위험한 낙상사고가 대개 자택 내에서 발생하는 만큼, 식사 패턴부터 기상, 복약 여부, 학습 등 모든 일상생활 데이터를 수집해 사고를 예방하면서 동시에 인지케어, 치료까지 가능한 ‘4세대 돌봄 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 권 대표는 “실제로 착용하는 어르신들의 체감적 만족도가 높아야 하는데, AI 순이가 정서적 안정을 준다”고 설명했다.
Q. 실제로 터치케어 ‘AI순이’ 돌봄 서비스를 통해 행동 변화가 일어나고 있나.
용인시에서 100여명 가까이 시범 사업을 진행했는데, 수면 시간이 늘어나고 걸음 수가 증가하는 등 변화를 보였다. 용인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조사한 결과 건강 관련 삶의 질 점수(EQ-VAS)는 평균 67점에서 72점으로 늘고, 우울증 평가 점수(PHQ-9)는 평균 4.8점에서 2.2점으로 줄면서 정서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됐다.
어르신들이 ‘AI 순이’를 부르는 호칭은 ‘순이 씨’, ‘순이 선생님’, ‘순이’ 등이다. 식사부터 산책까지 생활 패턴을 개선할 수 있도록 귀여운 잔소리를 하고, 취향과 취미를 묻거나 변화하는 행동 패턴에 맞춰 시시콜콜 수다를 나눈다.
권 대표는 “어르신들이 AI순이에게 얼마나 몰입하시는지 모른다. 정말 손녀딸처럼 종일 사소한 이야기를 나눌 뿐만 아니라 고맙다고 말씀하신다”며 외로움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함께 노래자랑, 시쓰기, 그림그리기 등 다양한 컨텐츠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Q. 터치케어 서비스 상용화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겪는 애로사항이겠지만 인지도와 홍보에 어려움이 있다. 경험상 우리 제품을 설득하면 대부분 구매를 결정한다. 대체할 수 있는 경쟁 제품이 없고, 효과가 확실하고 비용도 저렴하다. 현재 우리는 B2G, 돌봄 서비스를 주관하는 지자체를 상대로 설명에 나서고 있는데 알리는 일이 쉽지가 않다.
용인시에서는 지난해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일반 노인까지 확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400명, 내년에는 1000명을 더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세종시, 예산군 등 여러 지자체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터치케어’는 용인시 적극행정 우수사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상을 받았으며 공공조달 혁신제품으로 등록 중이다. 글로벌 UN공공행정상 Good Health 분야에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Q. 앞으로 디엔엑스가 어떤 기업으로 발전해나가고자 하는지 알고 싶다.
라이프로그와 노인 삶, 일자리, 노인과 청년의 유대, 일상의 디지털 기록등 다양한 시장을 개척하고자 한다. 노인학, 심리학, 사회학 등 라이프로그 데이터에 관심을 가진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아 전국 고령자의 건강개선 이슈에 대해 토의하는 장을 만들 예정이다.
무엇보다 고령자들의 우울증, 낙상사고, 치매인구 감소에 기여하고 싶다. 이를 통해 국가가 책임지고 있는 고령자의 돌봄비용, 의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