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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굽은 잔등 위에 붙은
백발 머리가 민들레 솜털씨앗 같다
마당을 쓸던 할머니가
씨앗 날아간 빈 민들레 앞에 멈춰서자
민들레는 지난 날 한 때
솜털씨앗 갖춘 여자 다시 완전한 여자다
빗자루 들고 꼬부랑 ‘ㄱ’자로 선
할머니가 잠깐 인생
멈칫거리며 자신을 영 쓸어내지 못한다
거기가 마치 먼저 간 할아버지를
처음 만났던 자리인 것처럼
진 자리 마른 자리 홀로 키운 자식들
짝 맞춰 떠나보내고
텅~ 홀로 사는 이 집인 것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