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정권을 "부패 완판"이자 "국민 약탈"이라고 비난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가 2일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과 관련해 실형을 선고받자 윤 전 총장을 향한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에게 남은 가족·측근 관련 의혹 사건의 수사·재판 결과는 앞으로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는 이날 의료법위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를 두고 윤 전 총장은 "그간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검찰총장 사위라는 외피가 사라지자 제대로 된 기소가 되고 법적 정의가 밝혀진 것"이라며 "윤 후보의 책임있는 언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0원짜리 한 장 피해준 적이 없다고 했지만 23억원에 가까운 요양급여, 국민의 재산에 피해를 준 건 깊이 반성해야 할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연한 결과로 보여지고 사인간에 작성한 문건만으로 무혐의 처분을 한 검찰의 잘못이 여지없이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특히 장모가 10원 한 장 피해 준 게 없다던 윤석열의 말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는 순간"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사건은 자기 가족에게 한 없이 관대하고 일부러 눈과 귀를 막아 온 검찰가족들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그 정점에 있는 윤석열이 얼마나 국민을 속여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의원도 "윤 전 총장님의 주변에서 이야기하듯이 장모는 10원 한 장도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바 없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어 "장모의 동업자 3명이 이미 2017년 징역형을 받았음에도 (장모는) 어떻게 기소마저 피할 수 있었는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계속 검찰에 몸 담고 계셨던 윤 전 총장님이 (이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권주자들도 거들었다. 이광재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잘 나가던 검사의 이중잣대가 드러난 판결"이라고 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윤석열 전 총장과 가장 가까운 인물들 중 한 명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SNS에 윤석열 장모가 법정 구속됐다는 기사 링크를 올리며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 하기 전에 우선 수신제가(修身齊家)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응이 이어지자 윤 전 총장 가족과 측근의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재판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모 판결이 적잖은 부정적 영향을 가져다주고 있는 만큼 남은 사건의 수사·재판 결과도 향후 윤 전 총장에게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최 씨는 의정부지법 형사8단독(박세황 판사) 재판부에서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최 씨는 2013년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동업자 안모씨와 짜고 은행에 347억원을 예치한 것처럼 통장 잔고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최 씨는 또 추모공원 경영권 편취 의혹으로 사업가 노모 씨로부터 고발당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의 수사를 받고 있다.
노 씨는 최 씨와 그의 측근인 김모 씨가 공모해 자신의 양주시 추모공원 경영권을 빼앗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월 노 씨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뒤 수사에 착수해 같은 해 12월 불기소 의견(각하)으로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은 그러나 올해 1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했고, 이에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 경찰이 지난달 불송치 결정을 하자 수사에 미흡한 점이 있다며 재차 재수사를 요청한 상태이다.
아울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과 도이치파이낸셜 주식매매 특혜 사건 개입 의혹,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명목 금품수수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같은 지검 형사13부(임대혁 부장검사)는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윤대진 검사장의 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무마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대변인단은 "별도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