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후보 간에 '힘의 균형'이 점차 이뤄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구도가 재편될 조짐이다.
'1강 1중 7약' 체제였던 예비 경선때와 다르게 본경선에 들어선 후 이낙연 후보의 지지세가 무섭게 치고 올라서면서 1위 이재명 후보를 '턱밑 추격'하고 있다.
여러 후보들이 기본소득을 고리로 '1위 때리기'에 집중했던 초기 경선과 달리 타격점이 당 내 투톱으로 집중되는 분위기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는 27.8%, 이재명 후보는 26.4%로 조사됐다. 눈에 띄는 건 이낙연 후보가 지난 조사보다 7.2p 상승해 15.6%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12~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p.
이재명 이낙연 등 후보를 향한 나머지 주자들의 견제 심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구도다. 적의 적은 아군이고, 정치는 배신의 영역이다. 강한 상대를 누르기 위해 약체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하게 흘러가는 모양새다.
2~3위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되면 정세균 후보 입장에선 향후 단일화 논의에 들어갈 경우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지난 예비경선 단계에서 이뤄진 단일화도 어떤 방식으로 결정된지 알 순 없지만 이광재 의원보다 지지율이 다소 높았던 정세균 후보가 기회를 잡았다.
반이재명 연대 가능성을 키우며 '전략적 동지' 관계를 맺어 온 이낙연 후보에 대립각을 세운 점도 결선투표를 노린 포석으로 비쳐지는 이유다.
정세균 후보의 "민주당의 적통·적자는 이광재 의원과 저밖에 없다"는 발언에서 정통성을 내세운 이낙연 후보에 대한 달라진 태도가 엿보인다. 그는 자신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등 세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적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 후보는 컷오프를 통과하지 못한 양승조 지사를 '우리편'으로 끌어들인데 이어, 이날 최문순 강원지사도 찾아가 지지를 호소하며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지난 13일 양 지사를, 전날엔 최 지사를 만나며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친문 권리당원은 결국 막판에 '누굴 밀어줘야 하나'로 고민이 깊을 것이다. 비토 정서 극복이 과제인 이재명 후보를 제외한다면,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등 후보를 두고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강성 지지층의 지원으로 맹활약 중인 추미애 후보도 '이낙연 급부상'으로 중대 기로에 놓였다. 여론 조사를 보면 친문 지지층이 이재명에서 이낙연 후보로 많이 흘러갔다는 신호가 관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추미애 후보의 발언 수위가 쌔지고 있다. 그는 전날 이낙연 후보를 향해 "당 대표로서 빵(0)점"이라면서 당원수가 줄고 검찰개혁에 '책임회피'를 했다"고 직격했다.
그동안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이재명 후보를 향해서도 "기본소득 입장을 바꾼다거나 공약이 아니라고 하는 건 정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고 비판했다.
당내 최연소 주자인 박용진 후보는 정책 검증'을 통해 1·2위 후보 간 네거티브전과 차별화를 해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두관 후보는 자신의 출신 지역인 영남을 찾아 민심을 청취하고 있다. 이날부터 부산·울산·경남을 돌며 '홈그라운드' 다지기에 나선다. 16일에는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
[ 경기신문 =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