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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검증다운 검증 토론다운 토론해야

 

 

 

날씨가 무덥다. 무더운 날씨보다 더 짜증스럽게 만드는 대선 주자들 간의 검증과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왠만한 공공기관에서는 2000만 원이 넘는 사업은 공개경쟁에 붙이고, 수주하려는 업체들은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검증을 받는다. 발주처는 입찰에 응한 업체의 제안서 내용과 함께 그 업체가 그동안 수행한 사업의 실적을 검증하여 사업수행 업체를 정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주권자들은 연간 600조에 달하는 국가 예산을 운영하고 주권자들의 생명과 이익을 지키는 소임을 5년간 맡길 업체를 공모 중이다. 4000만 명이 넘는 만 18세 이상의 국민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사업 공모에 참여하겠다고 나선 업체가 수십을 헤아린다.

 

8개월 뒤에 있을 최종 심사를 앞두고 예비심사가 시작되었다. 당연히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문제는 이 업체들이 심사위원들 앞에 자신의 사업제안서는 내놓지 않고 다른 업체를 험담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피심사자란 사실을 깡그리 무시하고 마치 심사위원이라도 된 것인 양 착각하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업체들을 바라보는 주권자들은 짜증이 치밀 수밖에 없다.

 

우선 여당이라고 하는 동네에서 이번 국민 공모사업에 응하겠다고 하는 업체들이 한심하다. 그 업체 중 두 곳은 4년 전 사업심사에서 선정된 업체에서 총리를 지냈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무엇을 했고, 그 자리에서 있을 때 하지 못한 무슨 일이 있어서 이번 사업공모에 나섰으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제시해야 마땅하건만 선두 업체의 흠결이나 찾아다니고 있다. 야당의 절박한 위기감이 탄생시킨 젊은 대표에 대적할 젊은 후보를 자임한 의원은 가장 구태스러운 모습으로 지지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가장 분명한 제안서와 실적으로 주목받아온 여당의 선두 업체는 더욱 분명하되 세련되게 자신의 제안서를 알리며 야당을 압도해나가야 함에도, 벌써 부자가 된 양 몸 사리기를 하고 있다.

 

야당이라고 하는 동네에서 이번 국민 공모사업에 응하겠다고 하는 업체들은 더욱 한심하다. 자기 동네의 업체를 키울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고 남의 동네에 취직해 있던 사람들만 목을 빼고 쳐다보고 있다. 자기가 몸담았던 업체의 보스를 감옥으로 보내고 나서 그 보스를 감옥에 보낸 업체를 우르르 쫓아다니는 모습은 옆에서 보기에도 참 민망하다. 야당의 언저리에서 이번 공모사업에 응하겠다고 선언한 이들은 왜 자신이 취업해 있던 직장을 중도에 그만두고 나왔는지, 그래서 6백조 원의 사업비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이며 국민의 생명과 이익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잘 할 수 있다는 것인지를 심사위원인 주권자 앞에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그런 다음, 입찰 업체의 관심사가 아닌 발주처의 관심사 하나하나에 대해 차례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심사위원인 주권자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아마, 그 첫 번째 질문은 지금 전국민을 짜증나게 만들고 있는 재난 지원금에 대한 각 업체의 입장일 것이다.

 

- 해당 업체의 재난지원금 지급원칙과 방법은 무엇인가?

- 그런 원칙과 방법이 옳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업체들은 대답하면 된다. 판단과 결정은 심사위원인 주권자들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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