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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행 칼럼] 말글 흉기삼아 도대체 무슨 정치를?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의 말과 글이 살풍경하다. 그 어느 것에 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더이상 들을 수 없고, 읽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당 전유물이 모든 당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즈음이다.

 

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과정을 지켜보면서 내 귀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부 대선 후보의 말과 글은 옮겨 적는 것조차 주저하게 된다. 상스러워도 너무 상스럽기 때문이다. 시민으로서, 유권자로서 모멸감이 인다.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말과 글도 그 후보의 것 못지 않게 폭력적이다. 유튜브나 포털 뉴스 댓글, 페이스북, 누리집 익명 게시판 등 아무 것이나 딱 10초만 들여다봐도 폭언이 튀어나온다. 피해가는 것이 더 어려운 실정이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자신하기에 말과 글을 흉기처럼 휘두르나? 그런 후보에게 도대체 무엇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에 폭언을 일삼나? 자신들만의 집단 광기로 권력을 잡아 이 나라를 전리품으로 통째로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고 확신이라도 하는 건가?

 

폭언은 폭력이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차원을 뛰어넘는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를 무릎 꿇리겠다는 선언이다. 독선도 이런 독선이 없다. 그런데 이 독선을 권력을 잡은 정치인이 행하면 독재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의 말과 글은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는 말과 글이 해당 정치인의 민주주의 체득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임을 뜻한다.

 

작은 것 하나를 보면 열 가지를 알 수 있다는 어른들의 말은 고통스런 삶에서 길어 올린 주옥같은 지혜다. 이 지혜를 가져다 쓰면 정치인들의 말과 글 속에서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있는 자료를 열 가지는 찾을 수 있다. 가치와 됨됨이, 자부심, 진실성, 이타심, 양심… 무엇보다 그가 민주주의자인지, 민주주의를 가장한 위험한 인물인지 쉽게 판단할 수 있어 이처럼 훌륭한 검증 자료도 없다 할 것이다.

 

두루 알고 있다시피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 이래 모든 민주주의 사회의 수단은 말과 글이다. 이것이 원활하면 공동체가 잘 굴러갔고 그렇지 않으면 삐걱거렸다. 정치인들과 그 지지자들의 말과 글이 노골적으로 폭력적인 작금의 상황이 그래서 우려스럽다.

 

6·25 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혼란스럽고 절망스러웠던 시절에도 선조들은 아름다운 언어생활을 하였다. 당시 쓰여 진 가곡 '기다리는 마음'의 작시자 김민부 시인의 시조 '석류'(장일남 선생 곡)를 보면 지금 시대가 얼마나 삭막한지를 알 수 있다. 부끄러움의 잣대가 되었으면 한다. "불타오르는 정열에/ 앵도라진(토라진) 입술로/ 남 몰래 숨겨 온/ 말 못할 그리움아/ 이제야 가슴 뻐개고/ 나를 보라 하더라/ 나를 보라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