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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에 두 달째 멈춘 승강기…아파트 주민 '분통'

LH "시공사 승강기 인증 절차서 시간 더 소요돼"

인천 한 고층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승강기 교체 작업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며 55일째 계단만 이용하고 있는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본부 등에 따르면 인천시 남동구 한 지상 19층짜리 임대아파트 5개 동은 지난달 1일 승강기 교체 작업을 시작해 이날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LH는 18년 전에 지어진 이 아파트의 승강기가 노후해 안전사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 내부 규정에 따라 승강기를 전면 교체하고 있다.

 

아파트 101∼104동 2개 라인 중 1개 라인, 105동 3개 라인 중 2개 라인 등 총 6대의 승강기 교체 공사가 진행되면서 해당 라인 700가구 주민들은 50일 넘게 계단만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애초 이달 20일 공사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교체 작업이 진행됐지만, 공사가 끝나지 않자 주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관절이 좋지 않은 노인들은 난간에 의지해 뒷걸음질로 위태롭게 계단을 내려오는가 하면, 직장인들은 매일 아침 아파트를 나서기도 전에 땀범벅이 돼 셔츠나 블라우스가 후줄근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17층 주민 김모(73)씨는 "계단을 타면 어지럽고 현기증이 나서 최소한 8번은 숨 고르기를 해야 한다"며 "꼭 필요할 때 아니면 외출할 엄두도 못내 마치 감옥에 갇힌 느낌"이라고 호소했다.

 

10층 주민 이모(61)씨도 "폭염 속에 땀을 뻘뻘 흘리며 50일 동안 계단을 오르내렸는데 승강기가 작동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부터 났다"며 "연로한 주민들도 많은데 왜 하필 여름에 공사를 계획했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LH 측은 공사 중인 아파트 라인마다 거동 도우미를 2명씩 배치해 주민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노약자의 경우 부축을 받아도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택배 물품이나 배달 음식 같은 경우에도 문 앞까지 배송이 이뤄지지 않아 1층까지 내려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LH는 공사 지연과 관련해 시공사인 모 업체가 승강기안전공단으로부터 제품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당초 계획보다 시간이 더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승강기 교체 작업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증 절차를 끝낸 뒤 최종적으로 안전성 등에 대한 완성 검사까지 받아야 정상 운행이 가능하다.

 

 

이에 시공사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비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고, 재택근무가 잦아 행정 업무상 지연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공사 관계자는 "주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8월 초에는 승강기를 운행할 수 있도록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추후 승강기 운영 관련 보완점이 발견될 경우 운행 시기가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며 확실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LH는 아파트별 옥상 연결 지점을 이동 통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승강기 교체 공사는 1, 2차로 나눠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승강기가 작동하고 있는 라인을 이용하면 옥상으로 주민들이 오갈 수 있다.

 

이 밖에 승강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세대를 대상으로 생수 지원도 이뤄질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사 전부터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데 일정에 차질을 빚어 안타깝다"며 "일단 옥상 통로의 안전성이 보장되면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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