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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만 대면 99명 허용'…예비부부·자영업자 뿔났다

"디오니소스(酒神) 믿는 종교 창시하면 되겠네" 풍자

"종교시설도 99명까지 허용하는데 평생 한 번뿐인 결혼식이 왜 49명으로 제한하나요?"

"생계가 걸린 문제도 아니고 굳이 이런 시국에 예배를 드려야 하나요? 답답합니다."

 

방역당국이 지난 6일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 종교시설 대면활동을 최대 99명까지 허용하는 새로운 수칙을 발표하자 자영업자와 예비부부는 불만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종교시설 대면활동은 수용 인원과 상관없이 19명까지만 허용됐으나, 이달 9일부터는 바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수용인원 100명 이하 시설은 10명, 수용인원 101명 이상 시설은 99명 범위에서 10%까지 대면활동을 할 수 있다.

 

결국 이는 방역당국이 일부 종교계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종교계는 그동안 식당·카페 등 다중 이용시설의 경우 시설 면적이나 좌석 수에 비례해 이용 인원이 제한될 뿐 상한선이 없는데 종교시설은 일괄적으로 19명 상한선을 적용받아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펴왔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방역당국의 거리두기 체계 변경 발표 직후 낸 논평에서 "이제라도 4단계에서 1천석 이하는 10%까지 모일 수 있게 돼 의미가 있다"며 환영했다.

 

하지만 자영업자와 예비부부 등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불만을 쏟아낸다.

 

7월에서 11월로 결혼식을 1차례 미룬 예비신랑 황모(30)씨는 8일 "교회들 주장대로면 웨딩홀도 규모별로 인원이 다른데 그것도 비례해서 인원을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결혼식은 여전히 49명으로 제한하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예비부부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민신문고 온라인 민원과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하자는 글이 여럿 올라오기도 했다.

 

자영업자들도 온라인에서 "여기는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렸는데 정부는 자영업자 희생만 강요한다", "종교계만큼 파워 없는 우리들은 당하고만 있어야 하냐"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른 세대에 비해 탈(脫)종교 경향이 두드러지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의 반발도 심했다.

 

방역당국 발표 직후 젊은 세대가 활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우리도 디오니소스 신(神)을 믿는 종교를 창시하자"는 게시물이 큰 호응을 얻었다.

 

디오니소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술의 신이다. '음주가 곧 종교 활동'인 모임을 만들면 되지 않으냐는 풍자를 담은 글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매우 강해 마스크를 느슨하게 쓴다거나 공용물건을 만진다거나 하는 경로로 쉽게 감염된다"며 "교회에서도 필수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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