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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경제, ‘글로벌투자도 강국’되자

미래는 핵심 기술력과 금융 전쟁이다

  • 등록 2021.08.17 06:00:00
  • 13면

8·15 광복 76돌이 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한국이 1990년 이후 30년 사이에 주요 경제 지표에서 일본을 넘어섰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국가경쟁력에서 한국과 일본은 1995년 각각 26위와 4위였는데 지난해는 23위, 34위로 한국이 역전했다. S&P 등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의 신용등급도 일본보다 높다. 또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의 제조업 경쟁력 지수(CIP)에서 1990년 한국과 일본이 각각 17위, 2위였는데 2018년엔 한국이 3위, 일본은 5위가 됐다. 한국과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1990년 각각 17위, 2위에서 2020년엔 10위와 3위로 격차가 좁혀졌다.

 

반면에 기초과학·원천기술 분야에서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2020년 글로벌 연구개발(R&D) 1000대 투자기업 수에서 일본은 한국보다 5배 이상 더 많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에서 대일 적자 규모는 1994년 83억 달러에서 지난해 154억 달러로 증가했다. 2019년 우리의 연구개발(R&D)비 및 인력 규모는 세계 5위, GDP 대비 R&D 비중은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하지만 보여주기식 단기 과제에 집중돼 핵심 기술은 실속이 없다. 특히 정권 입맛에 따라 예산 배정도 크게 휘둘렸다.

 

기술력 이상으로 한·일 경제 비교에서 열세 분야가 ‘글로벌 투자’다. 일본은 2011년부터 상품 수지가 적자를 보였지만 소득수지(이자 배당 등) 덕분에 경상수지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은 1690억 달러의 경상 수지 흑자를 거뒀다. 이 가운데 물건을 사고 팔아서 번 상품수지(무역수지) 흑자는 290억 달러에 불과했다. 그런데 소득수지는 무려 2000억 달러 흑자다. 한국 경상수지 흑자(752억 달러)의 3배를 이자 등으로 해외서 벌어들였다. 수출대국이던 일본은 1985년 미국과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를 올리는 ‘플라자합의’ 이후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며 ‘잃어버린 30년’을 이어오고 있다. 높은 인건비로 공장을 해외로 옮겼다. 그러나 일본은 엔화 강세를 무기로 부동산, 주식, 채권 등 해외 자산을 대거 축적했는데, 그것이 오늘의 일본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수출강국’에서 '투자강국'으로 변신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소득수지 흑자는 57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급증했다. 상품수지의 30%까지 접근했다. 해마다 늘고 있는 '서학개미' 등 해외 투자가 영향을 미쳤다. 저출산·고령화, 국토면적 대비 인구 등 우리와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는 일본의 경제 패턴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지난 30년 사이에 한국이 여러 영역에서 일본을 추월했다는 소식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러나 핵심 기술력에서는 아직 아니다. 정부와 기업 등은 R&D 예산에 대한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배분에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한편으로 소비가 있는 해외 현지로 생산 시설이 옮겨가는 게 최근의 세계 흐름이다. 우리와 같이 수출 주도형 국가에서는 국내 일자리가 더욱 위협을 받게 된다. 게다가 나라 안팎으로 임금보다 자산소득으로 인한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국가나 기업, 개인도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 ‘창업·제조업’과 함께 ‘글로벌 투자’가 한국 경제가 가야 할 미래 먹거리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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