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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장동 의혹' 성남시-화천대유 연결고리 추적

사업자 선정부터 수익 배분까지 유동규 셀프 결정…시 승인·묵인 의혹
대장동 사업 출자승인 보고서에 이재명 지사 서명…성남시 강제수사 촉각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수천억원의 배임과 8억원 뇌물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그의 '윗선'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 사업자들에 특혜를 준 배경에 공식 결재라인이나 '윗선'의 승인 내지 묵인이 작용했는지 추적 중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14년 8월 부임한 유 전 본부장은 그해 10월 기획본부 산하에 전략사업실을 신설한 뒤 당초 개발사업본부가 담당하던 개발 사업 핵심 업무를 가져왔다.

 

신설 부서의 전략사업실장과 전략투자팀장으로는 각각 김민걸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가 채용됐다. 김 회계사는 대장동 시행사 '성남의뜰'에 투자한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고, 정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다.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 결과는 유 전 본부장이 이들과 사업자 선정 업무, 사업자 수익 배당 구조를 결정한 주주협약서 작성 등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은 2015년 6월 사장 직무대행을 하며 주주협약서를 최종 결재했다.

 

사업자 선정부터 주주협약서 작성 및 결재를 '셀프'로 진행한 셈이다.

 

유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기 전에도 사실상 그가 전권을 행사했다는 게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주장이다.

 

법조계와 지역 정가에서는 그러나 민간사업자에게 거액을 몰아주는 이런 결정을 유 전 본부장이 단독으로 했을 리 만무하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어떤 식으로든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고 공식 결재는 아니더라도 승인을 한 게 아니겠느냐는 의혹이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의 측근으로 지목되면서 의혹은 이 지사를 향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2008년 분당지역 한 아파트 단지의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조합장을 맡으며 이 지사와 인연을 맺었고, 2010년 이 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뒤 시장직 인수위에서 간사를 맡았다. 이 지사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에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맡았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측은 대장동 개발 사업이 공사 자체 업무였던 만큼 안건마다 성남시에 보고하거나 성남시 승인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015년 1월 성남시 행정기획국이 작성한 '대장동 개발사업 추진에 따른 법인에 대한 출자승인 검토 보고' 문건에 당시 이재명 시장이 직접 결재 서명한 데다, 관내 대규모 사업인 만큼 이 지사 역시 사업 진행 경과를 관심 있게 지켜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시 간의 정식 결재 라인은 아니더라도 관련 내용이 보고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이 지사에게 직보했을 가능성, 이 지사의 또 다른 측근인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을 통해 '비선' 보고가 이뤄졌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다만 물증이나 구체적인 진술이 확보되지 않으면 검찰 수사는 윗선까지 뻗지 못하고 유 전 본부장 선에서 배임 책임을 물릴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성남시청을 대상으로 강제수사에 나서게 되면 칼끝이 공식 결재라인이나 이 지사에게까지 이어지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19개 녹취파일에 화천대유와 성남시 간의 관계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겼다면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낼 수도 있다.

 

검찰은 구속된 유 전 본부장을 상대로 관련 진술을 끌어내는데 주력하는 한편 필요한 자료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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