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대 60%라는 높은 수익률을 내걸고 시작한 마을주도형 태양광 시범사업이 원자재 가격 상승 및 태양광 산업 수익성 악화 등에 따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햇빛두레 발전소는 마을(행정리 기준)주민 주도하에 마을 내 다양한 부지에 상업용 태양광을 설치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발전사업이다.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및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추진한다.
정부는 햇빛두레 발전사업자를 ‘한국형 FIT(소형태양광에 대한 고정가격계약)’ 대상에 포함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기준 발전단가를 적용할 경우 사업에 참여하는 주민이 최대 60%의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고 계산했다.
한국형 FIT에 참여하면 20년간 고정된 가격에 매입해주므로 향후 전기 가격이 하락해도 경쟁하지 않고 리스크 없이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민참여형 사업인 만큼 전력 생산시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더 많이 발급받을 수 있도록 추가 가중치를 부여한다. 이밖에 발전시설 구입·설치자금, 설계·감리비 등 최대 15억원을 총사업비의 90% 한도로 연 1.75% 저금리로 융자 지원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햇빛두레 발전소 사업에 부여된 높은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설치 비용이 크게 오르고 있는데다 30인 이상 주민이 지분을 소유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롭다보니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양광 패널 핵심재료인 폴리실리콘과 시스템에 들어가는 구리, 알루미늄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태양광 설치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PV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폴리실리콘 가격은 킬로그램(㎏)당 3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달러보다 380% 가까이 증가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이날 기준 알루미늄 종가는 t당 2605달러, 구리는 963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0%, 36.6% 올랐다.
FIT는 현물 REC에 비해 높은 가격과 고정 단가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올해 FIT 가격은 16만1927원으로 지난 2019년 1MWh당 18만4393원보다 12%(2만2466원) 하락했는데 사업이 시행되는 내년에는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FIT 가격은 직전 발생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설비용량 100kW미만 평균가격을 적용하는데 내년부터는 연 1회에서 반기마다 조정으로 변경됐다. RPS 고정가격계약 입찰가격은 2017년 상반기 1MWh당 18만1595원에서 2020년 상반기 13만6129원까지 급락했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한국형 FIT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건 맞지만, 계약되고 나서 단가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20년간 고정가격에 공급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햇빛두레 발전소 참여를 위해서는 동일한 행정리에 거주하는 30인 이상의 주민이 발전소 지분을 소유해야 한다. 또 마을 평가기준 중 모듈 탄소배출량, REC 추가가중치 환원 등 최소 요건도 충족해야 한다.
태양광 전력판매의 낮은 수익률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FIT 참여자가 단독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발전소 지분으로 나눠 소유하는 경우 수익성이 떨어지고 회계, 관리직원 유지비용이 더 들어가리라는 주장이다.
곽영주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의회 위원장은 "의무공급비율은 오르는데 REC 가격은 계속 내려가면서 신규 사업자들의 참여가 적으니 일종의 시그널을 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익성을 보장한다는데 실효성은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