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지만 이천시 등 일부 비규제지역에선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11월 둘째주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0.27% 상승하며 전주(0.29%)보다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경기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9월 첫째 주에는 0.51%에 달했다.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각종 규제 등 영향이 겹치면서 약 9주 만에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반면 같은 기간 이천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천시 아파트값 매매 상승률은 9월 둘째 주(0.39%)에서 11월 둘째주에는 0.52%까지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부발역 인근지역과 증포ㆍ안흥동 일대 중저가 위주로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천시 안흥동에 위치한 ‘현대성우오스타2단지’ 122㎡형은 지난 3월에는 5억3500만원에 거래됐으나 9월 5일 7억9900만원에 손바뀜했다. 약 반년만에 2억원이 오른 셈이다.
이천시 증포동에 위치한 ‘이천센트럴푸르지오’ 74㎡형도 지난달 11일 4억7000만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같은 평형의 아파트가 3억원 후반대에 거래됐다.
이천시가 수도권에서 희소한 비규제지역인데다 경강선 및 중리택지지구 미니신도시 조성 등 각종 개발 호재가 겹치면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초부터 이천시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급격히 뛰었는데, 이는 동두천시의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에 편입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비규제지역은 청약 재당첨 제한도 없고 당첨 후 6개월이 지나면 전매도 가능하다. 만19세 이상, 청약 통장 가입 기간 후 12개월만 지나면 세대주, 세대원 상관없이 1순위 청약을 넣을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집값 9억원 이하 구간은 50%, 9억원 초과 구간은 30%로 제한되는 등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반면 비규제지역은 LTV가 최대 70%까지 나와 대출 부담이 적다.
경기지역에서 비규제지역은 불과 이천시를 비롯해 여주시, 포천시, 양평군, 연천군, 가평군 등 6곳에 불과하다. 각종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롭고 희소한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풍선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이천지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548건으로 전년 동기간(1917건)에 비해 약 두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비규제지역인 여주시(1584건)와 포천시(1354건)는 각각 114.9%, 64.1% 증가했다.
올해 10월까지 경기지역 전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3만7234건으로 전년 동기(20만686건)보다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동두천시는 비규제지역과 GTX 호재 등이 겹치면서 올해 1~8월 거래량(2133건)이 전년 동기(1054건)의 두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8월 30알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9월(40건)과 10월(44건)에는 뚝 끊겼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비규제지역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서울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집값이 안정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지역에서 오른다고 해도 규제지역을 확대하거나 제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편지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