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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중 패권의 지구촌 전장화에 탈출구있나

원자재‧기름‧식량‧금리‧안보 총체적 재점검하자

  • 등록 2021.11.16 06:00:00
  • 13면

중국발 요소수 사태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자동차의 마그네슘(100%), 2차 전지의 망간(99%), 반도체의 산화텅스텐(94.7%) 등 대중의존도가 80% 이상인 주요 품목이 1850개에 이른다고 한다. 한국은 2년전 일본의 불화소수로 홍역을 치렀다. 앞으로 제2의 불화소수, 요소수 파동이 어떻게 닥칠지 알 수 없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6.2% 올라 3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중국도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3.5%로 역대 최고치다. 유럽 등도 마찬가지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월에 3%대(3.2%)로 10여 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주 휘발유 주간 평균값은 7년 만에 1800원대로 올라섰고 정부는 유류세를 낮췄다. 코로나19에 맞서 양적완화 정책을 펴온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Fed)이 이달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들어가고 금리 인상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한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 한국은행도 물가상승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다.

 

요소수 파장부터 원자재를 포함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흐름, ‘테이퍼링‧금리인상’ 움직임 등 각각의 출발점은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지만 그 결과는 한 방향의 위기로 압축되고 있다. 바로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중의 마주 달리는 열차다. 미국 바이든 정부들어 유럽, 일본, 호주 등 전통적 우방국을 중심으로 한 대중포위 전선이 일대일로의 중국 노선과 안보 경제 등 모든 부문에서 충돌하고 있다.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그 대표적인 예다.

 

요소수 대란도 코로나 기원을 둘러싸고 중국이 갈등을 빚은 호주의 석탄 수입을 거둬들이면서 한국으로 2차 파동을 낳았다. 1, 2차 산업혁명 이후 비교우위로 분업화된 세계 시장이 미중으로 양분되는 반쪽 세계화로 역주행하고 있다. 원자재 등의 공급망이 교란되면서 원가 인상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전이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촉발하고 있다. 또 1985년 일본을 상대로 플라자합의 등 금융전쟁을 벌인 기축통화국 미국이 이번에는 금리인상 또는 BIS(자기자본비율) 등의 카드로 중국과 싸움을 걸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의도한 것과 의도하지 않은 것이 혼합된 ‘퍼펙트스톰’(동시 다발적 위기) 이상의 격변기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 이외에도 각종 원자재‧중간재, IT, 금융, 식량, 기후, 우주 등 전방위로 그리고 모든 나라가 미중 패권의 전장화에 갇히고 있다.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장기집권 나아가 종신집권의 길을 구축했다. 주변 ‘지도자 리스크’까지 커졌다. 미국의 전 국무장관인 헨리 키신저는 신작 ‘인공지능시대(Age of AI)’에서 미·중 적대감이 외교·안보·경제 등 전통적 영역에서 AI 첨단무기 개발 등으로 확대된 현 상황을 제1차 세계대전 전야로 진단했다. 오늘의 위기는 세계화가 거의 포화상태에 이르고 고용이 동반된 성장이 사실상 멈춰 제로섬 게임만 남게 된 데 큰 원인이 있다. 동맹‧안보‧경제 등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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