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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문무일 그리고 야당인사의 ‘밀실회담’···“삼성관련 얘기 나눴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집행유예 노렸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법치주의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유독 강조했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문무일 전 검찰총장 그리고 야당의 모 국회의원이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나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된 얘기를 나눴다는 충격적인 제보가 나와 향후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지난 해 12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 처분이 의결되자 ‘법치주의의 큰 오점이 될 것’이라며 9명의 전직 검찰총장의 집단성명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사실 윤석열 후보가 서울중앙지검 재직 당시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진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윤 후보는 2018년 11월 경 서울 인사동의 한 술집에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심야에 술자리 회동을 가진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2020년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으로부터 징계요청을 받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었던 민감한 시기에 삼성가의 원로격인 홍석현 회장과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비밀리에 만나 폭탄주를 마셨다는 사실만으로도 윤 후보가 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마련된 3인의 ‘밀실회동’

 

연대 취재진이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3인의 밀실회동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은 시기는 지난 7월 무렵이다. 제보자 A씨는 2017년 서울 강남에서 고급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지인으로부터 윤석열 후보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다음은 제보자 A씨와의 일문일답.

 

기자) 먼저 한참 바쁘실텐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보자) 아닙니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하던 사업을 접고 잠시 쉬고 있어요.

 

기자) 어제 정말 굉장히 충격적이고 놀랄만한 제보를 주셨어요.

제보자) 그게 놀랄만한 얘기인가요?

 

기자) 굉장히 놀랍죠. 그게 언제 적 얘기인가요?

제보자) 몇 년 됐고요.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하고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할 때 얘기인가요?

제보자) 그렇죠. 윤석열 씨가 서울중앙지검 할 때 삼성 이재용이 첫 번째 구속됐을 때에요.

 

기자) 첫번째 구속된 건 특검에서 구속을 시켰을 건데...

제보자) 예, 저도 뉴스를 자주 보는데. 이재용이 구속이 되고,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이 되고 문무일이 검찰총장이었을 때 일텐데. 그때 이재용 변호를 태평양에서 맡았을 거에요.

 

기자) 잘 아시네요.

제보자) 우선 배경설명을 드려야할 것 같아요. 제가 가슴이 콩닥 거리는데. 이게 그냥 보도가 되면 제가 아는 사람 생존에 문제가 있거든요. 기자님과 인터뷰를 하더라도 제가 아는 분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안되니깐요.

 

기자) 예.

제보자) 제가 들은 바로는 이게 다 건물주하고도 관계가 있거든요.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월세도 밀리고 건물주하고도 사이가 안 좋은 상황이고. 지금 너무 가슴이 콩닥거려서.

 

기자) 아니, 차분하게 말하세요. 저는 시간 많으니까요.

제보자) 제가 아는 분이 서울 강남에서 음식점을 합니다. 그리고 건물주가 대법원 고위직 판사하고도 친하고 법조계 사람들하고 두루 친하다고 합니다.

 

 

기자) 판검사들이 자주 이용하는 음식점인가 보군요.

제보자) 네. 변호사들도 오고. 연말에 대법원에서 수십 명 판사들이 와서 회식도 하고. 하여튼 판검사들이 자주 오는 공간이었습니다.

 

기자) 판사들이 집단으로 회식 온 시기는 언제인가요.

제보자) 사법 농단이 터지기 전 같은데. 대법원에서 넘버 2인가, 3인가 하는 분이 연말에 판사들 수십 명 데리고 와서 회식을 했다고 해요.

 

기자) 그럼 그건 문재인 정부 출범전이겠는데요.

제보자) 네 뭐 그건 일반적인 연말 회식자리였다고 해요. 판사들끼리 와서 다른 일반 손님은 안 받고 그냥 이렇게 단독으로 회식했던 적이 한번 있었다고 합니다. 판사들이 회식을 할 때 제가 아는 분이 술잔도 받아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그랬다고 합니다. 그만큼 법조인들이 특별한 자리가 있을 때 이용했던 식당인데.

 

 

기자) 보도가 나가면 아는 분이 장사를 하는데 지장이 될까봐 걱정이 되시는 모양이군요.

제보자) 네. 그런데 제가 윤석열에 대해 열린공감TV 방송하는걸 보면서 속이 뒤집혀서.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되겠다 싶어, 별 것 아닌 제보지만.

 

기자) 저희가 최대한 취재원은 보호 할테니까. 아는 분한테도 피해가 없도록 신경 쓰겠습니다.

제보자) 그럼 열린공감TV 믿고 제가 아는 내용만 전달할게요. 뭐 저도 들은 얘기라 직접 증거는 없습니다. 그때 건물주 밑에 심부름 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해요. 그 사람이 법조계에서 손님이 올 때 예약전화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누가 몇 명이서 언제 가니까 몇 번방에다 예약을 해주고 서빙은 어떻게 해라 이런 식이죠. 그때도 그 사람이 전화가 왔다고 해요. 문무일하고 윤석열하고 새누리당 의원이 온다고 한 모양입니다. 그 사람이 예약전화를 하면서 프라이버시도 있고 보안도 있고 하니까 사장이 룸에 들어가서 직접 서빙을 하라고 했다고 하고요.

 

기자) 새누리당 누구인지는 기억이 안나시고요

제보자) 네. 지금 뭐 벌써 4년 전 일이라 기억은 잘 안 납니다. 여덟 사람이 앉은 룸에 3명이 앉았다고 하고요. 그런데 태평양에 문모 변호사라고 있어요.

 

기자) 태평양에 문 변호사요.

제보자) 네. 제가 아는 분 단골이라 저도 이름은 전해 들어서 아는데. 그 변호사가 또 다른 사람 1명과 그 식당건물근처에서 기다리고 있고, 식당 룸에서는 문무일 총장 포함해서 셋이 앉아서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문무일 총장이 중간에 소개를 해서 자리가 마련됐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소주도 많이 안 먹으면서 세 명이 뭔가 얘기를 심각하게 하는데 제가 아는 분이 서빙을 하면서 들어보니 삼성얘기가 나오더랍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더 이상 엿들을 필요는 없고 잠깐 밖에서 담배를 피고 다시 들어가서 서빙을 하는데 또 삼성얘기를 하더랍니다.

 

기자) 삼성관련해서 뭔가 중요한 협의를 하기 위해 세 명이 모인거군요.

제보자) 그렇다고 봐아죠.

 

 

◆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집행유예 노렸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은 2017년 8월, 1심에서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를 제기했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3인의 밀실회동이 있었던 시점은 윤석열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이 되고 몇 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으로 2017년 가을 무렵이다.

 

이를 감안하면 당시 삼성이 현실적으로 그려볼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는 이 부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것으로, 이에 장애가 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사활을 걸고 막아야만 했던 시점이었다.

 

당시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미국 소송비용 대납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만약 이재용 부회장의 항소심 선고 전에 검찰이 삼성의 소송비 대납 사실을 밝혀내 추가 기소가 된다면 사실상 이 부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상황이다.

 

결국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풀려났으며 검찰은 이 부회장이 풀려난 지 3일 만에 소송비 대납사건으로 삼성전자를 압수수색했다.

 

삼성의 로비가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후 검찰은 삼성의 이학수 부회장을 공개 소환해 조사하긴 했지만 모든 책임을 의식 불명상태에 놓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에게 떠넘기고 공소를 중지했다. 이는 윤석열 검찰이 삼성의 에이킨검프 소송비 대납사건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한편 연대취재진은 반론권 제공 차원에서 윤석열 후보와 문무일 전 검찰총장에게 사실 관계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으나 이들은 현재까지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 경기신문 = 심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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