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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동행정복지센터 ‘인권청사’ 도내 전역으로 확산되길

공공청사는 장애·연령·성별·언어 등 관계없이 이용 가능해야

  • 등록 2021.12.02 06:00:00
  • 13면

6일 개청을 앞둔 수원시 팔달구 지동행정복지센터에서 지난 1일 관계 공무원과 인권영향평가협의회, 장애인 단체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입주를 앞둔 사전 점검이 열렸다. 수원시는 지동행정복지센터를 수원시 최초의 ‘인권청사’라고 부르고 있다. 왜냐하면 장애인, 노인, 영·유아 부모, 다문화 가족 등 지역주민들이 편리하게 공공청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었기 때문이다. ‘사람 중심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수원시의 설명대로 눈길, 손길, 발길 닿는 곳마다 ‘인권’을 고민한 흔적들이 보인다.

 

지동행정복지센터 신축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됐다. 시가 이 건물을 첫 번째 인권청사로 건축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타 지역에 비해 지동의 주거 환경이 낙후돼 있는 데다, 노인이나 외국인 등 취약계층이 많고, 사회기반시설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구의 21%가 노인이고, 외국인도 10%나 된다. 건축물도 노후화돼 1960~1970년대에 지은 집이나 상가가 60%다. 행정복지센터도 마찬가지로 30년이 넘은 데다 공간도 매우 협소해 주민과 직원 모두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외국인에 대한 배려도 미약했다.

 

수원시청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6년 수원인권위의 인권영향 평가 결과 수원시청사의 접근로, 장애인 전용주차장, 계단 및 경사로, 화장실 등이 장애인은 물론 노인이나 임산부,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 이용 및 이동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수원시는 적극적으로 인권영향 평가 제도를 도입했고, 지동행정복지센터를 인권청사로 지은 것이다.

 

지난 2018년 행정안전부는 사회적 약자들의 공공청사 이용 불편과 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앙부처·지자체 공공청사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적용을 위한 안내서를 배포했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장애, 연령, 성별, 언어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이 시설·제품·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환경을 설계하는 것이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라고도 부른다.

 

안내서에는 청사 출입구, 내부 이동 공간, 안내표지 등 공공건물을 6개 공간과 시설로 구분해 유형별 디자인 방향을 제시하고 공공청사 리모델링 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 유모차, 휠체어, 고령자가 쉽게 통행할 수 있도록 인도에서부터 청사 출입구까지 높낮이 차이를 없애고 가급적 자동문을 설치하는 방법도 들어있다. 건물 내부에는 크고 명확한 글씨체와 픽토그램을 활용하고 이동 동선을 고려해 바닥이나 벽면에 연속적 정보를 안내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직도 읍·면·동 주민센터 등 많은 공공청사가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이용하기 불편하다. 주출입구인 출입문, 보행로, 내부 편의시설인 화장실, 임산부 휴게실 등에서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접근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지동행정복지센터는 그야말로 ‘인권청사’다. 외부에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엔 계단이나 물론 불편을 야기할 수 있는 구조물도 없다. 자동문을 여는 버튼도 아래쪽에 설치됐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어린이 등을 위한 것이다. 민원실엔 노인들을 위한 비대면 양방향 마이크도 설치돼 있다. 세심한 배려는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이 같은 ‘인권청사’가 전국으로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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