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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패스 일부 정지에 "애초 섣불렀다"…감염 확산 우려도

"기본권 제한하는 정책"…"이제 누가 백신 맞겠나"
음식점·카페 등 방역패스 유지 업종은 실망

 

법원이 1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패스(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 효력을 일부 정지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부분 환영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우려스럽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방역패스 적용이 유지되는 식당·카페 등 자영업자와 미접종자는 여전히 불만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날 법원 결정으로 당분간 서울 내에서 성인은 3천㎡ 이상 상점·마트·백화점을, 12∼18세 청소년은 모든 시설을 방역패스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법원 결정이 나온 뒤 이날 오후 5시께 찾은 도봉구 창동 이마트 앞은 여전히 직원들이 방역패스를 확인하고 있었다. 한 여성이 줄 선 사람들을 보며 "끝났대요. 이제 이거 그만하래요"라고 하자 손님들은 웅성웅성하며 서로 뉴스를 찾아봤다.

 

하지만 마트 직원은 "저희는 아직 들은 게 없다"며 "일단 QR코드를 찍어달라"고 요구했고, 마트 안에서도 여전히 "방역패스 의무화에 협조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주부 김모(56) 씨는 "코로나가 2년 넘게 가다 보니 사람들도 날카로워지고, 정부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 같은데 법원이 잘 정리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30대 중반 A씨는 "방역패스를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도 적용하는 결정 자체가 너무 빨랐다. 계도 기간도 짧아 인력이 제대로 충원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되다 보니 미흡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형마트 같은 곳에서 손님끼리 감염된 적은 없었다. 방역은 중요하지만 방역패스를 무작정 적용한 것은 잘못된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학생들과 학원가도 법원의 결정을 반겼다.

 

고등학생 정모(16) 군은 "학교와 학원에서 마스크를 끼고 철저하게 방역을 지키는데 백신을 안 맞으면 입장을 제한한다는 건 너무 강압적이었다"며 "기본권을 제한하는 나쁜 정책이 철회돼 좋다"고 말했다.

 

대치동의 한 학원에서 일하는 강사 이모(27) 씨도 "법원 표현대로 교육권 등이 보장되는 상황이 될 것 같다. 학생들이 백신을 접종하고 아팠다는 사례가 있어 불안해했는데 이제 그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니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과 미접종자들은 식당과 카페에서 여전히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데에 불만을 나타냈다.

 

조지현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전체 효력 정지가 아니라 아쉽다"며 "기본권 제한 때문에 저런 결정을 한 것이라면 자영업자 시설에 모두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미접종자인 직장인 김모(30) 씨도 "식당, 카페 등이 효력 정지 대상에서 빠진 걸 보면 법원도 기본권보다는 방역을 우선한다는 게 느껴진다"며 "방역패스는 미접종자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결국 백신을 맞도록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시민들은 이번 결정으로 백신 접종을 서두르는 분위기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동대문에 사는 조모(28) 씨는 "방역패스 취지가 백신을 빨리 접종하도록 해서 집단면역을 형성하려고 했던 건데 이제 누가 백신을 맞으려고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중학생 남매를 키운다는 도봉구 쌍문동의 주부 신모(41) 씨도 자녀들에게 백신을 모두 맞혔다면서 "이번 결정을 '백신 안 맞고 돌아다녀도 된다'는 식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방역 완화를 우려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굉장히 아쉬운 결정"이라며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앞으로 대량 환자 발생이 예상되고 미접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때인데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못하게 하면 미접종자가 많은 청소년층에서 대규모 유행이나 중증환자 폭증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