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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헌의 심우도] 언론아, 그건 與論(여론)이다. 시민은 輿論(여론)을 본단다

 

‘중앙선데이’ 기사를 최근 ‘미디어오늘’이 조졌다. 싹수의 흔적마저 안 남은 언론 동네 퇴영(退嬰)의 음흉한 처참이 차라리 슬프다.

 

제 속셈이 여론인가? 신문이 지 하고 싶은 말에 전문가의 뜻을 까먹었다. 제 뜻에 맞춰 뒤집었다. 항의하니 반응 없다가 법적 대응한다니 ‘의도는 없었고 마감에 쫓겨 취지를 오해했다.’고 했다. 온라인 판에서 삭제했다. ‘미디어오늘’ 보도다.

 

대선 후보 이모저모, ‘스피치’ 주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천천히 말하기'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힌 뒤 ‘윤석열 후보도 단기간 내 화법이 변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불필요한 단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관련해, 신지영 교수(고대 국문과)가 그 기사에서 “윤 후보는 공적인 자리에서 말하는 경험이 적었을 뿐 스피치 자체가 미숙한 편은 아니다.” “본인 노력을 통해 구체성이 떨어지는 단어를 크게 줄인 게 눈에 띈다."고 평가한 것으로 돼 있다.

 

신 교수가 ‘왜곡보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 후보의 경우 공적 말하기 훈련이 부족하다고 말했는데 따옴표를 달고 나간 말은 내가 윤 후보가 스피치를 잘한다고 평가했다고 되어 있다."고 했다.

 

또 "윤 후보가 '어떤'처럼 구체성이 떨어지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이 특징이니 보완하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기사에는 반대로 내가 윤 후보자의 말에 대해 '구체성이 떨어지는 단어를 크게 줄인 게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고 적혀있다."고 지적했다.

 

"고의적이고 악의적으로밖에는 이해할 수 없는 왜곡된 내용이 내 이름을 달고 보도되었다...”는 신 교수 얘기다. 고치라고 ‘지적’(指摘 손가락질)한 것이 ‘평가’(評價 가치매김)로 뒤집힌 것, 말의 분위기까지 반전시킨 것에 대한 의견개진으로 본다.

 

‘여론물이’라는 (정치)속어, 개인이나 집단이 사적 목적을 위해 사실왜곡이나 허위날조 등으로 여론을 왜곡하는 행위다. 여론(조사)조작도 그 중 하나겠다. ‘중앙선데이’와 신 교수의 엇갈린 입장, 사소한 것이 아님을 시민들은 새삼스레 실감한다. 누구를 위한 언론플레이인가?

 

저리도 (섬세하게) 조작된 이미지까지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다. 윤석열 후보 이미지를 화장(化粧)하는 작업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묻자. 기자의 일이냐? 언론은 뭐냐? 뭐가 여론이냐? 문득 이연교 선배의 책 ‘네가 기자냐’(1980년 홍성사 刊)를 떠올린다.

 

김정호 대동여지도의 여지(輿地)는 수레처럼 만물을 싣는 땅이다. 여론(輿論·public opinion)은 사람들의 만 가지 생각 담는 도구다. ‘조작된 뜻’은 輿論이 아니다. 與論(여론) 즉 패거리 담합(談合)에 불과하다. 하늘도 보고 있다.

 

언론아, 그건 與論이다. 시민들은 輿論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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