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돌아선 민심의 벽을 뚫지 못하고 결국 좌절했다. 이 후보는 당분간 시간을 가진 후 정치적 재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제20대 대선 개표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과 초 접전 끝에 0.8%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이는 역대 최소 격차다.
앞서 이 후보는 11개월 전인 4·7 재·보궐 선거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민심이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전을 시작했다.
출사표를 내민 이래 정권 교체 여론이 줄곧 55% 안팎 수준을 유지하면서 이 후보는 줄곧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언하며 문 정부와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거듭 사과하고 대대적인 공급과 세제 완화 등을 약속했다. 또 탈원전 정책에 선을 긋는가하면 조국 사태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경험해 온 행정력을 바탕으로 윤 후보와 ‘유능 대 무능’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워 정권교체론을 덮으려 했지만 결국 민심을 되돌리진 못했다.
특히 선거 기간 내내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고 각종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부동산 민심과 결합한 대장동 의혹은 이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다.
또한 배우자 김혜경씨의 ‘대리처방·법인카드 유용·관용차 사용’, 일명 ‘대·법·관’ 의혹 등 가족 리스크도 거듭되면서 끝내 박스권 지지율을 탈출하지 못했다.
게다가 선거 막바지에 이뤄진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윤 후보의 야권 단일화는 정치 교체론을 결집시키는 치명타로 작용했다. 다당제와 대통령제 개헌 등 정치 개혁 의제를 부각하며 대항했음에도 역부족이었다.
◇ 대선 이후 당분간 잠행…정치적 재기 가능성도
이 후보의 향후 거취 등 계획은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 다만 일각에서는 패배를 인정한 그가 당분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정치적 재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4일 한 유세 현정에서 “저는 정치를 끝내기에는 아직 젊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을 전후해 꼭 이번 대선에 도전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측근들은 이 후보의 의중이 어느 정도 담겨 있는 표현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 이 후보가 재기하는 시점에 대해선 민주당의 상황과 맞물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야당이 된 민주당은 당분간 책임 소재와 향후 진로 등을 두고 내부 격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이 172석의 거대 야당으로서 ‘윤석열 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이 후보가 구심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주류 출신으로서 당내 기반 취약, ‘대장동 의혹’이나 ‘배우자 리스크’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대선 과정에서 젊은 정치인부터 중진들까지 긴밀하게 협력하며 정치권과 스킨십을 이어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