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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보약] 심상 요법

 

 

기억을 소환해본다, 퐁당퐁당 당직- 2일에 1번 당직을 이렇게 말했었다.-으로 집은 잠시 들르는 곳일 뿐 병원에서 거의 살다시피 한 꼬꼬마 한의사 인턴 시절의 한 장면이다. 

 

그날도 당직이었는데 밤늦은 시간에 간호사실에서 호출하는 삐삐가 울렸다. 전화를 해보니 뇌경색이 발생해서 입원한 70대의 여성 환자분이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해서 호출을 하였다한다. 피곤한데 잠이 들지 않아 야간에 간호사실에 잠 좀 자게 해달라고 여러 번 요청한 모양이었다.

 

늦은 밤 조용한 병실에서 그녀는 조금씩 호전되고는 있었지만 뇌경색으로 인해서 팔다리 근력이 저하되고 경직되는 편마비가 되어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많이 의기소침해하고 있었다. 게다가 며칠 잠을 잘 못 자서 기분은 더 좋지 않았고 힘들다는 그녀의 말은 ‘이런 모습으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요.’ 어조로 마무리되었다.

 

의욕 가득했던 나는 그 한밤에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았던 듯하다. 그러다 문득 학교 다닐 때 배운 기공요법에서의 호흡과 함께 그녀가 긍정적인 것으로 주의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셨어요? ’라고 물었다. 그녀는 다행히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 오빠와 함께 가족의 추억으로 기억되는 이야기 한보따리를 꺼내었고 표정이 환해졌다. 나는 그녀가 그 기억을 떠올리며 편안히 호흡을 혼자 할 수 있도록 여러 번 안내한 후 편안해진 것을 보고 당직실도 돌아갔다.

 

다음날 아침 전날 환자에 대해서 브리핑하는 시간에 그 환자의 주치의였던 윗년차 레지던트가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 어제 그 환자에게 무엇을 했어요? ’ 군기가 세기로 유명한 병원 분위기에 눌려 나는 혼나려나 잔뜩 긴장하였다. 대략 우물우물 전날의 일을 대략 말했더니 레지던트는 의외로 반색을 하며 ‘아침에 회진을 갔더니 그 환자가 어젯밤 인턴 선생님 덕분에 모처럼 푹 잤다고 많이 고마워하더라고요.’라고 해서 속으로 ‘휴’ 하고 안도했다. 꼬꼬마 한의사 1년 차였던 그때의 기억이 신기하게도 또렷하다. 

 

그날 밤 열정 인턴이 한 심상요법은 마음챙김명상과 함께 해 리소스 명상으로 이름붙이기도 하고 기운을 조절하여 정기를 돕는 한의학의 조기법(調氣法)이기도 하다. 급성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 몸과 마음에는 투쟁/ 도피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완요법은 이를 누그러뜨려 불안과 긴장을 감소시킨다. 위의 사례처럼 불면에 효과적인 비약물치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심상요법은 긍정적인 정서를 일으키는 마음의 힘을 이용한다. 방법을 간단히 안내해 보겠다. 

 

1. 편안한 장소에 앉거나 눕는다. 눈을 감고 편안하게 호흡한다. 

 

2. 과거에 가장 좋았던 순간이나 혹, 여행을 했을 때 가장 좋았던 경치나 편안했던 장소를 떠올린다. 단순히 생각이 아닌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고 만지는 오감을 동원해서 상상한다. 

 

3. 5-10 분 타이머를 설정하고 생생하게 충분히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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