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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모습 빗대어 인간사회 비열함 풍자…‘월전우화: 월전의 영모화’

월전 장우성 탄생 110주년 대규모 기념전
이천시립월전미술관·한벽원미술관서 진행
월전의 작품세계 핵심인 ‘동물’ 집중조명

 

월전(月田) 장우성(1912-2005)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월전우화: 월전의 영모화’전이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탄생 110주년을 맞아 그 작품 세계의 핵심에 해당되는 동물 그림을 집중 조명하려는 의도로 기획됐다.

 

그의 동물 그림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93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그의 오랜 작품세계의 변화와 특징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다. 

 

또한 붓과 먹 그리고 색을 통해서 탄생한 다양한 동물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각탐험의 기회이기도 하다. 

 

 

충청북도 충주에서 태어나 2세때부터 경기도 여주에서 생활한 월전은 월전은 조선미전 연속 4회 특선(1941), 서울대 미대 교수(1946-1961),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 서훈(2001) 등 현대 한국화 역사에서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사회 전반은 물론 문화와 미술의 전면적 서구화가 진행된 20세기의 상황 속에서 전통시대 문인화의 미의식과 표현방식을 계승, 발전시키며 자신의 작품세계를 일구어 갔다. 

 

이는 현대 한국화 작가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요한 하나의 경향을 이루게 되었다. 

 

이러한 월전의 작품세계에 있어서 영모화(翎毛畵), 즉 동물 그림은 중요한 장르였다.

 

월전은 초기였던 1930년대부터 소, 갈매기, 백로, 부엉이 등 다양한 동물 그림을 그렸다.  

 

그의 초기 동물 그림에서는 사실성과 장식성이 두드러진다. 월전의 회고록에서 볼 수 있듯이 사실적인 묘사를 위해 몇 차례 동물원에 방문하여 갈매기를 스케치하기도 했다. 

 

과거의 작품이나 판화 화보 등을 참조하여 정형화된 동물을 그리던 조선시대와 다른 태도를 취한 것이다. 

 

사실 이것은 20세기 전반 서구 미술의 영향을 받아 동아시아 전체에서 등장했던 흐름이자 특징이었다. 

 

 

하지만 그가 그린 동물들은 단순한 사실성을 넘어 풍자적 요소를 담는 형식으로 변화한다. 

 

가령 농약에 오염된 고기를 잘못 먹고 죽어 가는 백로를 그렸는데, 이는 주로 상서로운 의미로 그려지던 새를 사회 비판적인 것으로 바꾸어 그리면서 영모화의 경계를 확장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다른 화가들이 좀처럼 그리지 않는 침팬지를 소재로 삼은 바 있는데, 월전은 이를 통해 인간의 도덕적 타락을 비판했다.

 

 

아울러 풍요로움의 상징인 물고기와 개구리도 의미를 완전히 뒤집어 세태풍자적 소재로 바꾸어 그렸다.

 

뱀을 먹는 황소개구리의 모습에 빗대어 서구의 문화와 문물이 기존의 것을 잠식해 들어가는 폐해를 고발하기도 했다.

 

이는 작품상에서 재현적인 측면, 시각적인 측면보다 의미적인 측면과 지적인 측면을 강화한 것으로, 동물에 빗대어 인간사회의 비열함과 천박함, 온갖 부정부패가 팽배한 서글픈 세태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의도가 담긴 것이었다.

 

전시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1부 전시가 지난 7일부터 시작해 7월 3일까지 약 세 달 동안, 서울 한벽원미술관에서 2부 전시가 4월 29일부터 6월 22일까지 진행되며 두 곳에서 월전 장우성의 대표적 동물 그림 70여 점이 망라된다.
 

[ 경기신문 = 유연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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