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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母, 평촌 일정 깜짝 방문…“아들이 잘돼도 마음속으로만 좋아했다” 소회

김동연, ‘평촌 거주’ 어머니와 1기 신도시 리모델링 간담회 등 평촌 일정 참석
金 “정치 활동 자리에 어머니가 오신 건 처음”…정치 입문 반대했던 일화 소개

 

“어머니가 얼마 전에 낙상하셔서 고관절이 부러지셨어요. 치료를 받고 많이 나아지셨는데 여기까지 오신 건 아마 저 한번 보려는 욕심에 무리해서라도 오신 것 같습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4일 안양시 평촌에서 진행한 평촌 공동주택 리모델링연합회 간담회에는 평촌에서 오랜 기간 거주했다는 그의 어머니가 ‘깜짝 손님’으로 등장했다.

 

김 후보는 “제가 정치 활동을 하는 자리에 저희 어머니가 오신 건 오늘이 처음”이라며 “어머니한테 처음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며 드러누우셨다”고 회상했다. 

 

이윽고 김 후보가 어머니에게 “마스크를 잠깐 벗고 얼굴 한 번 보여 주시라”고 요청하자 그의 어머니는 수줍은 듯 조심스럽게 마스크를 벗고 “수고 많으시다”고 말했다. 

 

주변에 있던 최대호 안양시장과 민병덕 의원, 리모델링 조합장 등 참석자들이 “어머님이 미인이시다”라고 하자 김 후보는 “어머니가 젊으실 때 굉장히 미인이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후보가 또 어머니에게 “앞에서 (어릴 때) 이야기를 좀 했다”고 하자 그의 어머니는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느냐”며 “내가 젊어서 혼자 된 게 죄다.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김 후보는 이날 어머니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어머니가 지금 여든 일곱이신데 서른두 살에 혼자가 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55년이 넘었다”며 “아버지와 산 기간보다 제가 다섯 배를 어머니와 더 살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다가 집이 철거돼 광주 단대리(성남 단대동)라는 곳에 강제 이주됐다”며 “30대 초반의 어머니는 사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 산에서 나무를 캐 시장 길거리에서 행상을 하시고, 채석장에서 돌도 나르셨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지금 생각해보면 30대 초반에 자식 넷을 키우는 어머니가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까 가늠이 안 된다”며 “너무나 가슴이 먹먹하다”고 했다. 

 

그는 또 “상업고 3학년 재학 중에 은행에 합격해 통지서를 보여드리자 어머니가 춤을 추며 좋아하셨다”며 “저희 가족에게는 그 취직 시장이 유일한 집안 희망”이었다고 추억했다. 

 

그러면서 “그날 이전에도 이후에도 어머니가 춤을 추시는 모습은 단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전한 후 어머니를 향해 미소를 띄었다.

 

김 후보의 이야기를 듣던 이들 중 몇몇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쳤다. 김 후보 역시도 이야기를 하는 동안 눈시울을 붉혔다.

 

잠자코 이야기를 듣던 김 후보의 어머니는 “행정고시에 붙었다고 해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을 때도 잘했다 한마디를 안했다”며 “마음속에만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다”고 소회했다. 

 

김 후보의 어머니는 “이렇게 (김 후보가) 높아질지 몰랐다”며 “너무너무 감사하다. 잘 부탁드린다”고 연신 당부했다. 

 

김 후보는 다음 일정인 평촌역상가연합회 간담회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언급했다. 

 

그는 “경제부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개인적인 흠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한 국회의원이 어머니의 통장이 제가 살던 집 근처에서 인출 됐다며 차명 계좌 의혹을 제기했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사실대로 ‘어머니가 무학’이라고 설명했다”며 “혼자 은행에서 돈을 찾지 못하셔서 아내가 일주일에 한번씩 같이 목욕도 하고 돈을 찾아준다고 답변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렇게 답변을 했더니 그 답변 하나만으로 다시 추가 질문이 안 나왔었다”며 “많은 후배들이 그 답을 듣고 많이 울기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오랜 기간 거주했던 안양에서의 추억도 함께 소개하며 “어머니도 저도 집에 한이 맺혔다”며 1기 신도시와 주택 문제 해결에 대한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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