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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창]‘초선입성(初選入城)’을 꿈꾸는 그대들에게

예로부터 전해지는 전통 놀이 가운데 ‘꽃싸움’이 있다. 모든 전통에는 그 맥락을 이어가게 하는 법전이 있듯 꽃싸움, 즉 화투(花鬪)에는 이런 강철 법문이 있다. ‘초출시배설주의(初出時排泄注意).’ ‘처음 시작할 때 스스로를 경계하지 않으면 독박 쓸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는 봄날 처음 세상에 나온 나비와 제비가 깝치다 죽음의 문턱으로 스스로 빨려 들어가는 장관을 너무 많이 본 탓이고, ‘과유불급(過猶不及)’을 모르고 설치다 제 혀로 제 발을 걸어 넘어뜨린 군상들을 지켜본 민서(民庶)들의 오랜 경험이 주는 경계다.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제8회 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초선 기초·광역 의원 입지자들에게 용인정서가 주는 선물일 수도 있겠다. 완장을 채워주면 죽창까지 들려고 하는 천박한 민주주의자들에게 주는 경고일 수도 있다.

 

세상에 처음 나온 초출들의 패는 대충 이렇다. 초심은 녹아 버린지 오래, 잊어버린지는 너무도 오래된 판 위에서 ▲전문가 행세는 기본 ▲벌써 군림 ▲숙이던 고개가 어느덧 뒷짐 자세 ▲이미 당선된 줄 ▲목소리는 호통 수준 ▲벌써 의원 3년 차 등이다.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와 공직에 있는 사람들의 가슴은 미어진다.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내야 하니, 복장(腹藏)은 무너지고도 남는다. 시민들이야 표(票)라는 무기라도 지니고 있지만, 맨몸으로 의원 나리들의 표적이 돼야 하는 공복들은 어찌 견딜 것 인가.

 

이미 의회에 입성한 듯 거들먹거리는 기초·광역의회 초선 입지자들이여, 벼처럼 숙이는 법을 배워야 너도 살고 우리도 산다.

 

[ 경기신문 = 최정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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