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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인천 미추홀 골목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인천시 미추홀구의 여러 가지 정책 가운데 특징적인 개념 중 하나는 ‘공유경제’다.

 

‘함께 쓰고 나눠 쓴다’는 개념은 사실 미추홀구가 처음은 아니지만 1인 가구, 고령화 등 미추홀구 주민 구성 특징을 보면 미추홀구가 공유경제를 생활화할 수 있는 적임지라는 것이다. 작은 공구부터 음식나눔,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공유경제 개념으로 해결점을 찾고 있다.

 ▲공유냉장고 ‘나눔 곳간’ 문을 열다

미추홀구는 2021년 4월 주안동 주염골경로당 2층 자원봉사단체 ‘짬짬이’ 사무실 앞에서 미추홀구 공유냉장고 1호점 개소식을 열었다. 공유냉장고에는 ‘나눔 곳간’이란 별칭을 붙였다. 이후 공유냉장고는 7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미추홀구 공유냉장고 나눔 곳간 1호점은 개인과 기업체 등에서 학산나눔재단을 통해 기탁한 후원물품을 냉장고 운영을 맡은 짬짬이봉사단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으로 시작한다.

 

주민들 손에 의해 냉장고를 채우고 또 가져가는 자율적인 운영이 본래 목적이지만 일단 채움과 나눔 과정을 당분간 행정관청이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100% 기부로 운영되는 음식 공유 운동이 뿌리내리기 위해선 공급 안정을 위한 참여가 과제인 만큼 아직은 자율적으로 맘껏 냉장고 문을 열고 닫을 수는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구 관계자는 “매월 100여 명을 선정해 1인당 월 3만 원 상당 냉장고 속 물품을 제공한다”며 “초창기인 만큼 공유냉장고 취지에 공감하고 도움의 손길을 모아주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점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공유냉장고의 초기 도움 손길은 각종 단체에서 시작되고 있다. 실제로 공유냉장고 개소를 위해 학산나눔재단이 냉장고 설치를 지원했다. 지난해 공공미술 프로젝트 참여단체인 ‘미추인’은 관련 설비 제작에 재능을 기부해줬다.

 

여기에 대한주택건설협회 인천시회와 인천열린정보장애인협회 인천지부, 여의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조합, 롯데건설 및 포스코건설 인천 주안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도 물품을 보내줬다. 모인 물품은 쌀과 라면, 각종 가공식품이나 식재료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미추홀구 공유냉장고 나눔 곳간사업은 소유에서 공유로 가치 전환하는 계기를 만들어 구민들의 자발적인 나눔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되살리자는 의도”라며 “동참해주신 개인, 기업, 단체 등에 감사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물품공유센터, 공유와 나눔의 구심점 역할

인천 미추홀구 물품공유센터가 지역사회에서 공유와 나눔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에 따르면 미추홀구 물품공유센터는 지난 2019년 개관한 이후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을 얻고 있다. 에코센터는 물품 및 공공자원의 환경적 공유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미추홀구 물품공유센터 문을 열었다.

 

개관 당시 가입자 수는 100명이었지만 2020년 415명으로 대폭 늘었고, 지난해까지 누적 회원 1000명을 돌파했다.

 

이용횟수도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물품대여횟수가 2019년에는 28개에서 2020년 442개, 지난해까지 800여 개를 넘어서며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공유센터는 소독기를 포함한 건강환경 물품 30종(48개), 전동드릴 등 생활공구 63종(108개), 텐트를 이용할 수 있는 캠핑레저 물품 85종(102개), 돌잔치 패키지 등 행사용품 33종(94개) 등 모두 230종, 435개의 물품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른 공유센터와 차별되는 물품은 환경교구(19종 83개)로, 지역에서 환경교육을 하는 강사들에게 대여 중이다.

 

품목별로 대여가 많이 된 품목은 라돈측정기, 캠핑의자, 피톤치드연무기, 전기드릴 등이다. 분류상으로는 캠핑레저가 651건, 생활 공구가 371건, 건강환경이 230건으로 코로나19로 실내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을 반영한 듯 야외활동에 필요한 캠핑용품의 이용률이 가장 높았다.

 

공유센터는 대여 물품을 추가했다. 가장 인기가 좋은 캠핑용품과 실내 스포츠용품, 져스트댄스 게임, DSLR 카메라 등 기존물품 중 대여빈도가 높은 물품들이다.

 

조강희 인천업사이클에코센터장은 “공유센터 최초 설립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물품을 세심하게 파악해 구성하겠다”며 “공유와 나눔을 확산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제로웨이스트 사회 실현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주차장을 공유하다

미추홀구는 공유와 주차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시설 개방에 보수적인 학교들 협조를 끌어내며 학교부설주차장 등 주차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미추홀구는 ‘미추홀 열린학교’라는 명칭으로 의미를 부여하면서 다른 학교들도 동참하길 권하고 있다.

 

미추홀구는 학교개방에 부정적이던 교장들을 끈질기게 설득하며 공감대를 넓혔다. 결국 용정초등학교를 시작으로 문학초등학교, 남인천여자중학교가 차례로 교문을 열었다.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30분까지 쓸 수 있고, 주말과 공휴일은 하루종일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빌라, 소규모 아파트, 공공시설과 대형음식점 등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주차장 정보를 공유하면서 이용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필요한 것은 정확한 주차장 정보를 파악해 실시간 제공하는 무인시스템과 시간대 별로 비어있는 각 주차장을 공유하겠다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합의다. 시스템 개발에 앞서 미추홀구가 먼저 손을 댄 것은 지역사회 곳곳에 흩어져있는 ‘빈 공간’들을 ‘함께 쓰는 일’이다.

미추홀구는 도화지구에 있는 청운대와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눈을 돌렸고 결국 상수도사업본부 309면, 한전 제물포지점 16면, 청운대 244면을 모두 개방하도록 했다. 이후 정부청사건물이나 다른 건물들도 주차장 개방을 유도할 계획이다. 숭의가든이나 금문종가집, 경인옥 등 대형 식당 주차장도 현재 개방돼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공간이 공유될 수 있다면 수 천억 원의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원도심 주차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유경제 개념을 통해 보다 나은 주민 삶을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윤용해 기자, 사진 = 미추홀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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