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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의 한국현대사 산책

최근 일제시대 등 '과거사' 청산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 화두다. 우리나라 현재 역사의 지체나 질곡이 일제시대부터 잘못된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주장과 미래를 향해 가기도 바쁜데 과거를 자꾸 들춰서 무엇하겠나 라는 목소리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과거사 논란이 단지 한국사회의 소모적 갈등과 분열을 부추기는 것으로만 볼 것인가하는 데 이의를 갖는 사람들은 필요한 통과의례라고 강조한다.
이념의 과잉시대와 절대권력의 통치 하에서 제대로된 과거사에 대한 역사적 합의를 일구지 못한 우리사회에서 비록 지금 백가쟁명이지만 내일을 기획하는 밑바탕이 되고 향후 진정한 통합을 이뤄내려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때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학계에서조차 기피되기 일쑤였던 우리의 굴곡있는 20세기 현대사를 한 언론학자가 15권짜리 책으로 서술해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성역과 금기를 깨뜨리자는 것을 모토로 인물비평 저널룩 '인물과사상'을 써오고 지난 10여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독창적인 글쓰기를 해온 강준만 교수(전북대 교수)가 최근 원고지 2만여 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한국현대사 산책'(인물과사상사 간)을 완간했다.
'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는 1945년 해방부터 1989년까지 반세기에 걸친 우리 격동의 현대사를 담아낸 '통사'로,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대중문화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
강 교수는 이를 위해 방대한 주석에 당시의 현장을 포착한 사진, ‘자세히 읽기’ 코너 등을 통해 입체적인 접근을 시도했으며 10여 년에 걸쳐 자료수집과 1만여 개의 주제별 파일을 정리하고 집필 기간만 2년이 넘는 시간을 들였다.
각 시대별로 세권씩 묶어 펴낸 이번 '한국 현대사 산책' 시리즈는 일반 통사의 한계인 단순히 과거 사건의 나열에만 그치지 않고 각 시대를 지배했던 정서와 구조에 대해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접근한 것이 그 특징이다.
저자는 '한(恨)과 욕망의 폭발'(1940년대), '극단의 시대'(1950년대), '기회주의 공화국의 탄생'(1960년대), '수출의 국가종교화'(1970년대), '광주학살과 서울올림픽'(1980년대) 등 10년을 단위로 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수많은 사건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는 '현대사 산책'을 통해 새로운 세대가 진보의 이름으로 새로운 가치를 선점하듯이 과거 극단과 궁핍의 시대를 살아온 과거 세대의 아픔도 함께 껴안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한국 현대사가 '인간'을 배제했던 역사라면서 '인간'의 복원,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이념과 세대의 새로운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저자는 '현대사 시리즈' 완간과 때를 같이해 모 인터뷰에서 "한국현대사와 관련, 재미있고 유익한 학술서적과 논문이 매우 많았지만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렵다"고 말하고 "역사학자들이 나서서 '현대사의 대중화'에 앞장선다면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역사적 빈혈'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예컨대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한 자료가 모자라서 '박정희 신드롬'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 아닌 것처럼 새로운 역사적 사실의 발굴보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대중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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