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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가슴에 책읽기·글쓰기 씨앗을 심다…성남당촌초등학교 ‘느티나무도서관’

연면적 132㎡·장서 2만 8211권·열람좌석 40개 보유
스스로 써가며 글쓰기의 즐거움을 심어가는 ‘씨앗동화’ 프로그램
쌓으면서 독서의 기쁨도 누적해가는 ‘독서쿠폰’·‘도서관 위시리스트’
유복귀희 교장 “독서는 독자 곁에 가까이 머물러주는 좋은 친구”

 

올해로 개교 31년차를 맞은 성남당촌초등학교에 있는 도서관의 이름은 느티나무도서관이다. 

 

당촌초 교목인 ‘느티나무’에서 이름을 따왔다. 느티나무처럼 푸른 꿈을 가진 어린 학생들의 쉼터와 지성의 성장판이 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이 도서관은 연면적 132㎡에 장서 2만 8211권, 열람좌석 40석을 보유하고 있다.

 

도서관 열람실에 들어서면 알록달록 예쁜 색상의 의자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는 이준아(13) 양은 주변에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공간으로 열람실을 꼽았다. 

 

준아 양은 “도서관이라면 정숙하다 못해 너무도 갑갑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느티나무도서관의 열람공간은 부모와 함께 놀러 가는 카페처럼 편안한 열람 좌석과 분위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열람실 외에 학생들이 자주 찾는 장소는 작은(미니) 쉼터다. 이보민(13) 양은 “미니 쉼터에 편하게 앉아 그림책을 읽으면 집중이 잘되고 동화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느티나무도서관은 학생들이 거부감이 생기지 않게, 딱딱한 분위기보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그래야 쉽게 도서관에 찾아오고, 도서관에서 쉬기도 하고 놀기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보고 싶은 책도 골라 읽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4년간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백진환 사서교사는 “기존 어른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독서가 좋은 것’이라며 자신들이 읽히고 싶은 책들을 강권하는 잘못된 태도로 독서를 강요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독서를 두고 ‘자유’라고 표현하면서 “독서의 주체가 되는 어린 학생들이 스스로 읽고 싶어하는 다양한 영역들과 취향을 존중하는 독서를 통해 ‘독서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지식과 감동, 경험을 접할 때 자신의 삶이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스스로 써가며 글쓰기의 즐거움을 심어가는 ‘씨앗동화’ 프로그램

 

 

느티나무도서관은 어린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뿐만 아니라 스스로 글쓰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지난 2019년부터 ‘씨앗동화’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보민 양은 “씨앗동화는 모두 함께 재미있는 책을 읽고 각자 뒷이야기를 상상해서 써보는 활동”이라고 소개했다.

 

당촌초는 ‘씨앗동화’ 프로그램을 위해 글쓰기 전문 강사팀을 초빙한 특강을 진행했다. 전체 수업 후 각 교실에 2~5명의 강사를 배치해 모둠별로 아이들의 글쓰기를 지도하니 소외되는 학생들 없이 모두 함께 글쓰기의 매력에 빠졌다. 특히 전 학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운영해 교육적 성과를 높이고 예산의 효율성 극대화할 수 있었다.

 

백 사서는 “학교도서관이 제대로 그 기능을 다 하기 위해서는 학교의 교육활동과 유기적으로 연계돼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기관이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국어과의 재구성을 통해 독서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단원 분석을 통해 글쓰기 프로그램을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도서관을 인체로 비유하자면 ‘심장’이라 생각한다”면서 “심장이 사람에게 중요한 장기이듯 학교도서관은 교수·학습지원은 물론 학생들의 독서생활을 지원하는 중요한 기관이기 떄문”이라고 설명했다.

 

◆ 쌓아가면서 독서의 기쁨을 누적해가는 ‘독서쿠폰’·‘도서관 위시리스트’

 

 

6학년 강주안(13) 양은 ‘다독다독 독서쿠폰’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강 양은 “카페에서 주는 쿠폰처럼 예쁜 독서쿠폰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 후  ‘책 속 한 줄 적기’에 응모하거나, 독서엽서를 정성껏 만들어 제출하면 스탬프를 받는다”며 “마치 3·6·9 게임처럼 3개 단위로 뽑기를 하면서 최종 15개까지 모으면 선물을 받는데, 이 때 뽑기로 간식에 당첨돼 친구들과 같이 먹는 재미도 컸다”고 소개했다.

 

학생들은 2주 동안 모은 독서쿠폰을 통해 간식뿐만 아니라 필통같은 학용품 등 다양한 선물을 받는다는 기쁨에 여러 독서활동에 참여했다. 백 사서는 독서쿠폰 행사로 인해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이 기존보다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희망도서를 반영하기 위해 기존에는 학부모에게 발송하는 가정통신문을 이용하거나 담임교사들을 통해 일정기간 신청을 받는 방식을 이용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진정으로 읽고 싶어하는 책들을 반영하기 위해 느티나무도서관은 올해 ‘도서관 위시리스트’를 새롭게 도입했다.

 

도서관에 위시리스트 상자를 만들고 희망도서를 적어서 제출할 수 있는 용지를 제작해서 한 달간 비치했더니 학생들이 위시리스트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즐거운 책놀이가 되어 매우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학생들에게는 선생님이나 부모님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희망도서를 적어 보는 것 자체가 학생들에겐 ‘독서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기쁜 일이었다.

 

백 사서는 “도서관 위시리스트를 통해 학생들과 함께 평소에 가졌던 독서철학을 공유할 수 있어 매우 뿌듯했다”면서 “학생들이 자주적으로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도록 2학기에도 이 도서관 위시리스트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백 사서는 학생들에게 “느티나무도서관은 학생들을 위해 늘 열려 있는 따뜻한 공간이니, 언제든 편하게 원하는 책들을 읽으러 오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인터뷰] 유복귀희 성남당촌초등학교 교장

“독서는 독자 곁에 가까이 머물러주는 좋은 친구”

 

 

유 교장은 “독자가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고 힘들 땐 용기를, 슬플 때 위로를 주는 고마운 존재”라면서 “또한 우리는 책이라는 친구를 통해 세상을 살아갈 때 유용한 지식을 배우고 때로는 삶의 활력을 제공하는 재미있는 유머와 재치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장은 “느티나무도서관은 ‘앎·삶·쉼’이 어우러지는 곳”이라 소개하며 “어린 학생들이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그것을 통해 작품과 일상 속에서 다양한 타인의 삶을 경험하며, 정서적 휴식을 통해 행복한 쉼을 가질 수 있는 멋진 곳이다”고 말했다.

 

한편 유 교장은 도서관에서 자랑하고 싶은 공간으로 도서관 외벽과 출입문을 꼽았다. 유 교장은 “외벽과 출입문 색상의 조화가 학교 내 다른 공간과 완전히 차별되어 정말 다른 세상으로 들어가는 마법의 문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 교장은 학생들에게 “학생 수에 비하면 부족한 공간일 수 있겠지만, 어린 학생들이 열심히 독서를 하는 모습이 대견하다”며 “느티나무도서관에서 즐거운 독서 활동을 통해 독서가 습관이 되고, 그 습관으로 멋진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자주 찾아와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임석규 기자 ]

 

※ 쉬운 우리말로 고쳤습니다.

 * 위트(wit) → 재치, 기지

 

(원문) 유 교장은 “독자가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고 힘들 땐 용기를, 슬플 때 위로를 주는 고마운 존재”라면서 “또한 우리는 책이라는 친구를 통해 세상을 살아갈 때 유용한 지식을 배우고 때로는 삶의 활력을 제공하는 재미있는 유머와 위트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쳐 쓴 문장) 유 교장은 “독자가 모르는 것을 알게 해주고 힘들 땐 용기를, 슬플 때 위로를 주는 고마운 존재”라면서 “또한 우리는 책이라는 친구를 통해 세상을 살아갈 때 유용한 지식을 배우고 때로는 삶의 활력을 제공하는 재미있는 유머와 재치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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