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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도예가 "나의 작품이 누군가의 큰 기쁨으로 남길"

47년 외길 인생 김 도예가, 제52회 경기도공예품대전 은상 수상

 

 

“도공(陶工)이 된 지 47년이 되었네요. 이 세월 동안 하 많은 고락이 있었고 실패와 좌절의 시간이 있었지만, 어떤 경우에도 도예만은 멀리하지 않았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도자기 공장에 취직하면서 시작된 도예의 길이, 나의 평생 업(業)이 되고 예술이 되고 삶의 최고 가치가 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요즘은 내가 만든 작품이 누군가의 오감을 통해 기쁨으로 남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도원도예연구소 대표인 김영숙(62) 도예가(陶藝家)의 모진풍파를 겪고 난 후 달관한 듯한 작가로서의 소망이다.

 

김 도예가는 그의 작품만큼이나 단아하고 소박하다. 조금은 왜소해 보이는 체구에 조용한 말투와 다소곳한 자세는 정갈한 도자기를 연상케 하지만 작품에 관한 생각을 풀어놓을 때는 열정과 소신이 묻어난다.

 

김영숙 작가는 대기만성(大器晩成)의 도예가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생업 때문에 도자기 공장에 취업해 도예와 처음 만났지만 그는 자신의 손과 붓을 통해 그려진 흙 조각이 예쁜 각종 도자기가 되어 탄생하는 것을 보면서 희열을 느꼈고 마음속으로 평생 이 길을 가리라는 다짐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예가였던 남편을 만나 도자기 공장을 운영하며 그럴듯한 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하였고 자신이 꿈꾸는 작품을 빚으며 도예가로서의 명성도 키워 갔지만 IMF라는 국가적 경제위기 속에서 도산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속에서도 그는 도예로부터 떠나지 않고 도리어 흙을 이기고 물레를 돌리고 가마에 불을 지피면서 작품을 탄생시켰다. 삶을 위한 생활도자기 주문 생산을 하기도 했고 공방을 운영하며 시민을 상대로 한 강좌를 열어 예술도자기 강습을 진행했으며 지역 문화센터와 각급학교의 도예강사로도 활동했다.

 

이 과정에 자녀도 대학에서 도예를 전공하며 ‘도예가족’이 되었고 자신도 대학을 마치는 집념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도예가로서 자신의 예술성을 알리는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양국제아트페어,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 도봉구청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고 김포시를 비롯한 모란미술대전, 행주미술대전, 지자체의 관광기념품공모전 등에 출품해 입상했으며 지난 6월에는 제52회 경기도공예품대전에서 우리나라 전통 건축물의 조형적 이미지를 응용하여 디자인한 ‘각진 손잡이 청화백자 다기세트’가 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도예는 내 인생 자체인 듯합니다. 하나의 도예작품이 탄생하기까지는 흙을 빚고 물레를 돌리고 조각을 하고 색을 입히고 세 번 불로 구워내야 합니다. 이 과정 어느 한 부분도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나는 이 정성이 바로 작가의 혼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정신을 쏟아붓고 온 마음을 다 해 빚어내는 정성! 이것이 작가정신이고 작품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청춘의 시절은 갔지만 그동안의 삶의 시간들을 섞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되는 작품, 가치를 창출하는 작품을 만들어 이웃과 함께 나누며 사는 삶으로 마감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떠난 후에도 작품은 남겠지요.”

 

[ 경기신문 = 최연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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