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에서 처음 발행된 성남사랑상품권이 예산 부족으로 판매 중단됐다.
3일 경기신문 취재 결과 성남사랑상품권을 모바일로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지역상품권CHAK'에 접속하면 성남사랑상품권 판매 중단 알림이 게시됐다.
앞서 성남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과 영세 상점가를 살리고 성남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2006년부터 성남사랑상품권을 성남시 특색 사업으로 도입해 가맹점의 결제 수수료를 절감해줬다. 이용 시민들에게는 상품권 가액 액면 금액의 6%(설·추석·평상시 동일)를 성과보수로 할인해 판매했다.
상품권 구매 한도는 개인 기준 지류와 모바일 상품권 합계 월 30만원이며 성남시 소재 전통시장 약 30곳(수정구 3곳, 중원구 12곳, 분당구 15곳)과 소규모 소매점, 소규모 식품점, 음식점, 택시, 학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목표에 부합하도록 성남시는 백화점, 대형유통점, 대기업 가맹점, 기업형 슈퍼 및 유흥주점, 불법 사행사업 등에는 사용 제한을 뒀다.
특히 성남사랑상품권은 경기지역에서 최초로 도입된 지역 경제 활성화 상품권으로, 제도 시행 당시 소상공인과 시민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으며, 성남시는 또 다른 자체 사업인 청년 지원 사업(만 24세 이상 청년에게 4분기에 걸쳐 100만원 지원) 또한 지역사랑 상품권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정책에도 적극 활용했다.
그러나 현재 성남시 지역사랑 상품권 관련 예산이 모두 소진돼 지난달 27일부터 상품권 판매가 무기한 중단됐다.
올해 성남시에 배정된 지역사랑 상품권 예산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추가경정예산을 제외하고 2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책정된 349억원(보조금, 추경 포함)보다 약 40% 감소한 수치다.
성남시 재정경제국 상권지원과 골목경제정책팀은 "아무래도 상품권 사용 자체가 활성화되고 성공적으로 안착돼 작년보다 할인율(2021년 10%)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소진이 빨랐다"며 "불경기로 상품권의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시민들이 많아 빠른 소진이 이뤄진 탓도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다음 달 예년보다 이른 추석 연휴가 가까워지며 지역사랑 상품권 구매를 희망한 성남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됐다.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9월 초~중순에 있는 추석 준비를 지역 사랑 상품권으로 하려 했지만, 성남시에서 판매를 중단하다 보니 명절 준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어린 자녀를 둔 B씨 역시 "아이들 학원비를 성남사랑상품권으로 납부하면서 가계 부담을 조금 덜었는데 갑작스러운 중단에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 측은 "예산이 전부 소진됐기 때문에 추경이 진행되야 재개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지류로 된 성남사랑상품권이 성남시의 이미지와 걸맞지 않은 디자인으로 구성돼 의문을 자아냈다.
2019년 변경돼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지류 성남사랑상품권 왼쪽 상단에는 신라의 미소로 대중에 알려진 수막새기와 그림이 들어가 있다.
반면 5000원권의 오른쪽에는 성남시청사가, 1만원권에는 탄천 전경이 배경으로 들어가 지역 특색이 반영됐다.
철쭉, 까치 등 성남시 상징물 대신 경주시를 대표하는 신라의 미소를 사용한 점에 대해 성남시는 "수막새기와는 조폐공사에서 위조 방지 요소로 넣은 것"이라며 "디자인 역시 조폐공사가 결정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