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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달라도 책으로 ‘하나’돼요…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책누리단’

침체된 학교도서관 분위기 반전…책누리단 UCC 공모전
학교도서관·현장 종횡무진…독서 기반한 다양한 활동
박진숙 주무관 “독서, 마음속에 길을 만들어가는 여정”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에는 수원 시내 중학생들을 아우르는 ‘도서스카우트 책누리단’이 있다.

 

책누리단은 지난 2008년부터 15년 동안 수원교육지원청에서 학교도서관 특색사업으로 주관하는 중학교 도서부 연합동아리로 올해 23개 학교 526명의 중학생 도서부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평소 독서가 취미인 동수원중학교 1학년 김보배(14) 양은 책누리단 임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 양은 “책을 자주 읽을 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다루는 글에 관심을 가져 학교도서관의 도서부원이 됐다. 수원교육지원청의 책누리단 소식을 듣고 지원했다”고 동기를 소개했다.

 

이의중학교 송정민(15) 양도 초등학교 시절부터 학교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독서를 취미로 두었고, 이를 계기로 책누리단에 합류했다. 송 양은 “책누리단은 책과 학교도서관을 사랑하는 중학생들이 모여 ‘하나’를 이룬 공동체”라고 말했다.

 

‘책을 사랑하고, 책을 벗 삼아 온 세상을 누리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교도서관 도서부 연합 동아리’라는 뜻의 책누리단은 도서스카우트라는 명칭에 걸맞게 수원지역 중학교 간 다양한 연합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독서를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코로나19에 침체된 학교도서관 분위기 반전…책누리단 UCC 공모전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퍼지자 학교의 전반적인 대면활동이 제한돼 도서관 또한 개방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10여년 동안 2~6개 학교 간 연합활동으로 운영되던 책누리단 역시 여러 제약을 겪게되자 수원교육지원청은 '책누리단 동영상(UCC) 공모전'을 기획해 학교 간 연합 대신 교내 협력 활동을 독려했다. 도서부 학생들은 도서관을 소개하는 영상과 재미있게 읽은 책을 추천하는 영상을 친구들과 협력해 만들었고, 이 과정을 통해 독서활동에 깊이를 더함은 물론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협동심을 키울 수 있었다.

 

2020년 첫 공모전 때 총 58편의 영상이 응모됐으며, 지난해 2회차 공모전에는 전년보다 늘어난 총 80편의 영상 중 12편의 우수작이 선정돼 수원교육지원청 유튜브 채널에 게시됐다.

 

동수원중학교 2학년 박예리(15) 양은 후배인 보배 양과 함께 교내 해울림 도서관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두 학생은 도서부원들과 함께 홍보 계획 및 영상 줄거리 등을 직접 꾸미며 누구보다도 도서관 방문·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이들은 “책누리단이 제작한 영상을 통해 재학생들이 도서관에 더 관심을 두고 자주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교육지원청은 올해 3회를 맞는 공모전을 지원하고자 지난 4월 책 예고 영상 제작용 도서를 구입한 뒤 희망학교에 배부(20학교 383권)했고, 5월에는 책누리단 지도교사 및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책 예고 영상 제작 교육도 실시했다. 책누리단의 작품은 오는 10월 17일부터 11월 4일까지 접수해 11월 중 심사를 거쳐 우수작을 선정한다. 우수작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 학교도서관과 현장 종횡무진…독서 기반한 다양한 체험활동

 

책누리단의 활동은 교내 도서관에만 묶여있지 않다. 도서스카우트라는 명칭에 걸맞게 학교 간 다양한 체험활동도 병행한다.

 

책누리단은 독서토론‧독서퀴즈‧독서캠프‧작가와의 만남 등 다양한 독서 활동뿐만 아니라 서점‧공공도서관‧박물관 등을 탐방‧견학하고, 문학관과 문학작품 배경 지역을 찾아가는 문학기행도 활발히 진행했다.

 

세류중학교 김가은(14) 양은 책누리단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이 ‘책 읽어주세요’ 활동이었다고 밝혔다. 가은 양은 “처음에는 다른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줄 때 행여 발음이나 목소리 때문에 전달이 제대로 될지 불안했지만, 다행히 호응이 좋아 자신감을 많이 기를 수 있었고 독서 활동에 더 열의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 외에 학생들은 ‘주제 도서 독서’ 행사에서 관심 있는 영역의 다양한 책을 읽었으며, 책누리단 학생들이 이야기를 이어나가 하나의 책으로 완성하는 ‘책 이어쓰기’ 활동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의중학교 3학년 이솔(16) 양은 다양한 책누리단 활동을 ‘무지개’에 비유했다. 이 양은 “무지개가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듯 책누리단을 통해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고, 또 여러 활동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책누리단 학생들은 단순히 독서량에 연연하지 않는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에만 머물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 유형의 독서 활동을 통해 활발히 소통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스스로 마음의 근육을 단련하며, 타인과 사회를 이해하는 눈을 키워 전인적 학생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인터뷰] 박진숙 경기도수원교육지원청 평생교육건강과 학교도서관팀 주무관

“독서, 우리의 마음속에 길을 만들어가는 여정”

 

박진숙 주무관은 2006년 경기도교육청 소속 사서로 근무를 시작해 지난해 7월 1일 전보 발령으로 수원교육지원청으로 왔다.

 

박 주무관이 전보 받은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책누리단 활동뿐만 아니라 각 학교도서관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독서를 통해 학생들의 미래를 만들어간다고 믿고 있는 박 주무관은 어려움 속에서도 독서 프로그램 추진, 학교도서관 운영 상담, 사서연구회 운영 등 도서관 진흥사업에 온 힘을 쏟았다.

 

최근 책누리단 활동을 돌아본 박 주무관은 “코로나19 확산이 없었다면 ‘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이 더욱 활발히 이어졌을 것”이라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일부 중학교에서는 인근 초등학교에 가서 책 읽어주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이처럼 독서의 즐거움을 나누며 봉사하는 학생들이 참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박 주무관은 책누리단 활동은 한 사람의 평생을 놓고 보면 아주 단단한 주춧돌을 세우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책누리단 학생들에게 “오늘날 매체(미디어)가 범람하는 세상 속에서 진정한 편안함과 휴식을 주는 것은 역시 ‘책’”이라며 “드라마·영화·사회 미디어·게임 등이 우리의 눈과 귀를 어지럽힐 때 잠시라도 책을 가까이함으로써 스스로의 내면을 충전하라”고 당부했다.

 

[ 경기신문 = 임석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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