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법률칼럼] 누가 깡패의 뒷배인가

 

“무자본 M&A”라는 말은 성립할 수 없다. 돈이 있어야 기업을 인수하든 합병하든 할 수 있다. 그런데 돈도 없이 무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합병한다니 봉이 김선달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소리다. 하지만 현실에서 “무자본 M&A”는 성행하고 있다.

 

무자본 M&A라고 해서 돈이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수하는 주체가 자기자본 없이 M&A를 한다는 뜻이다. 거꾸로 말하면 남의 돈으로 M&A를 하는 것이다. 이들은 돈을 빌려와 기업을 산다. 하지만 담보도 없이 “기업 좀 사게 돈 좀 빌려주세요”라고 하는 이에게 선뜻 돈을 내어줄 은행은 없다. 그렇기에 무자본 M&A 세력은 “사모펀드”를 이용한다. 말이 좋아 사모펀드지 사체다. 돈이 많은 개인 몇몇으로부터 돈을 모으는 것이다. 당연히 이자는 엄청나다. 이자제한법에 걸리기 때문에 투자로 처리한다. 짧으면 6개월, 길어야 2년 안에 투자금의 2~3배에 달하는 수익을 제시하고는 한다.

 

하지만 사모펀드의 수익률이 이처럼 높기는 어렵다. 사모펀드 세력은 짧은 기간에 수익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온갖 불법과 탈법을 일삼는다. 가장 쉬운 방법은 기업의 돈 되는 자산을 모조리 팔아 치우는 것이다. 100억에 산 기업의 재산을 200억에 팔면 200%의 수익이다. 그리고 그 결말은 튼실한 기업의 몰락이다. 돈 되는 것을 모조리 팔아치운 기업이 여전히 건실할 수는 없다. 주가조작도 일삼는다. 기업을 지배한 후 주가를 조작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위법과 탈법이 횡횡하다 보니 사모펀드 뒤에는 반드시 수사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사모펀드는 감옥행을 각오하고 해야 한다”는 말은 업계의 정설이다. 그럼에도 한 건만 성공하면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기에 사모펀드는 끊임없이 먹잇감을 찾아 나선다. 업계에는 또 하나의 정설이 있다.

 

“검찰이 한번 봐주면 부자가 되고 두 번 봐주면 재벌이 된다”는 것이다. 적게는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을 넘어서는 횡령․배임이 난무하다 보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고는 한다. 범죄에 “특”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무조건 형량이 높다. 사모펀드 사건에서 10년 이상의 형량은 흔하다. 당연히 검찰의 수사만 한두 번 피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검찰에서 사모펀드를 수사하던 검사가 퇴직 후 직접 사모펀드에 뛰어들었다가 구속되는 사건까지 발생했을 정도다.

 

야당으로부터 탄핵이 언급된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깡패가 부패 정치인 뒷배로 주가 조작하고 기업인 행세하면서 서민 괴롭히는 것을 막는 것이 국가의 임무”라며 “그걸 왜 그렇게 막으려고 하는지 되레 묻고 싶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최근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온갖 의혹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의혹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도 있다. 주가조작은 사모펀드 세력이 사용하는 가장 흔한 수법이다. “검찰이 한번 봐주면 부자가 되고 두 번 봐주면 재벌이 된다”고 한다.

 

검사 출신 대통령의 행정부에서 국무위원을 맡고있는 역시나 검사 출신인 한동훈 장관의 입에서 “깡패가 부패 정치인 뒷배로 주가 조작하고 기업인 행세하면서 서민 괴롭힌다"라는 말이 나오니 무언가 좀 어색하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