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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오류에 일상이 ‘로그아웃’…전문가들 “독점 구조 해소” 한목소리

‘카카오 서비스 오류’ 피해 잇따라…정치권 입법 예고
이은희 교수 “독점 구조 우려 많아…경쟁 없어 소비자 피해 속수무책”
이원재 교수 “양가적 측면 있어…ICT 산업 수출 지향 구조 생각해 봐야”

 

최근 ‘카카오’ 데이터(자료) 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카톡)’, ‘카카오T’ 등 다수의 서비스에서 오류가 발생해 피해가 잇따르자, 독점적 지위에 있는 플랫폼(거래터) 업체들에 대한 규제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허술한 관리 체계 등을 거론하며, 독점적 지위에 따른 책임 강화와 독과점 구조 해소에 목소리를 높였다.

 

이원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17일 경기신문과의 통화에서 “데이터 센터가 한 군데밖에 없다는 건 10년이 넘어간 문제”라며 “(카카오가) 책임을 느끼고 힘을 길러 세계로 뻗는 등 생각을 진지하게 했다면, 데이터 시설을 저렇게 (관리)하진 않았을 것”이라 지적했다.

 

지난 2012년에도 카카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장애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또한 이원재 교수는 일반적으로 시장 독점 상황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과 달리, 카톡과 같은 망·네트워크(연결망) 서비스는 많은 사람들이 독점적으로 사용할수록 이익이 커진다는 ‘양가적’ 측면을 언급하면서 “기업 입장에서 이런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서비스가 중지되는 문제가 없도록 조치를 취하는 건 아주 기본적인 일”이라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도 카카오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게 된 것이 데이터 센터 서버 이중화 부재 등 관리 부실로 이어졌다고 바라봤다. 

 

이은희 교수는 “카톡이 너무 편리해서 이용은 하지만, 독점 자체가 우려되는 점이 많다”며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참여하면 경쟁을 해서 조심하게 되는 면도 있지만, (지금은) 다른 대안이 없어 소비자는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지금의 독점 구조를 바꾸기 위한 여러 대책을 논의하고, 시장 지배 사업자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철저한 감시와 규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재 교수는 ‘독과점 문제’ 해소와 관련, 국내 ICT(정보 통신 기술) 산업에 대한 해외 개방 문제를 되짚어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망 사용료’ 이슈와 연관해 정부가 국내 업체들을 보호해 이익을 보장을 해줬고, 그 결과 독점 위치로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하면서 “지금 ICT 산업이 수출 지향적 경쟁 압력을 통해 스스로를 혁신시키고 발전시키고 있는지는 근본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사고를 통해서 (의존이나 독점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한 번 더 점검하고 토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플랫폼의 독점 구조와 관련해 입법을 거론하며 손질을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기업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자율시장경제 사고를 갖고 있지만, 그건 시장 자체가 공정한 경쟁 시스템에 의해 자원과 소득이 합리적으로 배분된다는 걸 전제로 한다”며 “독점이나 심한 과점 상태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국가 인프라(기반 시설)와 같은 정도를 이루고 있을 때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당연히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카카오가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그에 따른 책임은 생각하지 않은 결과”라며 “더 이상 이런 디지털 플랫폼 재난에 속수무책 되지 않도록 신속히 입법을 마련할 것”이라 밝혔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현재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는 재난관리 기본계획을 해야 하는 대상에 SKT나 KT, 지상파 방송 등만 포함돼 있다”며 “부가통신사업자도 들어가도록 하는 개정법안을 조만간 제출할 예정”이라 말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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