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은 ‘아동학대 예방의 날’이다. 정부가 아동학대의 예방과 방지에 국민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정한 날인데, 무색하게도 최근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신고 건수도 해마다 증가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기도 화성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원아의 얼굴에 이불과 베개를 올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앞서 지난 3월 의정부에선 친모가 두 아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친부가 직접 신고하는 일이 있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된 아동학대 신고 접수는 총 5만 3932건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다.
이 중 학대로 판단된 사례는 3만 7605건으로 전년 대비 21.7% 늘었다. 신고·학대 판단은 지난 2017년부터 매해 증가하는 추세다. 아동학대 행위자는 부모가 83.7%로 가장 높았다.
특히 경기도는 1만 3578건(26.1%)으로 제일 많은 신고 건수를 기록했고, 사망한 아동 수도 전체 40명 중 12명(30%)인 등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아동들이 발견되지 않아 도움을 필요로 한다. 경기도만 해도 피해 아동 발견율이 평균(5.02%)보다 낮은 4.75%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인식 개선과 함께 가정에서의 ‘부모 교육’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배근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은 17일 “전체 아동학대의 87%가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고 아버지나 어머니로부터 학대를 받은 아이가 자라서 자기 자식을 학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근본적으로 아동 성장 과정에 따른 철저한 부모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지영 인하대학교 아동심리학과 교수도 “아동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부모의 양육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부모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개입, 상담 등이 더욱 강화되고 전문적이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특히 고립된 아동의 신고 비율을 높이기 위한 인식 개선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이 회장은 “아동학대는 발견돼야 개입할 수 있다”며 “내 아이 남의 아이 관계없이 신고해야 아이를 살릴 수 있다는 의식을 갖고 캠페인도 해야한다”고 전했다.
최 교수 역시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도 인식을 넓혀 신고 의무를 가지려 해야 한다”며 “부모들도 스스로가 학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하고 주변 사람들도 (학대가 이뤄질 경우) 신고하는 인식의 변화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경기신문 = 강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