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사방을 둘러봐도 콘크리트 숲을 뒤덮인 도심에 시가 흐르는 화장실이 등장해 삭막한 도시인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과천시가 관내 곳곳 화장실을 시가 머무는 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해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는 내년 ‘경기방문의 해’대비책으로 상가와 공원, 관공서 등 1천300여곳의 화장실에 시구가 적힌 액자를 비치했다.
이 액자엔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윤동주의 ‘별 헤는 밤’‘시몬, 나무 잎새 저버린 숲으로 가자’고 가을을 노래한 구르몽의 ‘낙엽’등 국내외 명시와가 걸려 있어 깊어 가는 가을, 시를 읽으며 잠시나마 사색에 잠기게 한다.
또 시구의 바탕화면으로 관내 사계절을 담은 관내 풍경과 함께 장소에 따라 격언도 담아 삶의 지혜와 우리네 사는 모습에 대한 자기성찰의 시간도 갖게 하고 있다.
주부 이모(45·별양동)씨는“상가 화장실에 들른 순간 시가 적힌 액자를 보고 잠시 꿈 많던 소녀시절로 돌아갔다”며 “이 같은 시도에 신선함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는 액자내용을 주기적으로 교체, 주민들의 정서함양을 도모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 모두에게 감동을 주기 위한 시도인 만큼 가져가거나 훼손시키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