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화폐 국비지원 예산이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삭감된 3525억 원으로 편성되면서 경기도내 일부 기초 지자체는 자체 예산을 투입해 기존 혜택을 최대한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4일 도와 도내 시·군 등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지역화폐 발행액 1위를 차지한 화성시는 기존 할인율을 1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급 한도는 기존 월 5만 원에서 3만 원으로 낮췄다.
하남시는 지역화폐 혜택 유지를 위해 75억 원의 자체 예산을 투입해 총 1080억 원 규모의 지역화폐 예산을 확보했다. 인센티브 충전 한도는 월 20만 원, 할인율은 6%(설·추석 10% 특별할인)로 확정됐다.
이천시도 자체 예산을 마련해 올해 지역화폐 500억 원 발행을 목표로 운영할 방침이다. 지역화폐 할인율은 상시 6%, 명절 등 특별기간 10%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안산시의 경우 할인율을 지난해 10%에서 올해 6%로 줄이는 등 축소 운영키로 했다. 설·추석 등 명절에는 10% 특별할인을 적용한다.
국비지원 삭감으로 불가피하게 지역화폐 예산을 대폭 축소해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 수원시는 예산을 18% 삭감했고 용인시도 지난해보다 8%를 하향 조정했다.
도 관계자는 “재정 여력이 있는 일부 기초 지자체에서는 자체 예산 투입 등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효과가 있는 지역화폐를 최대한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도는 지역화폐 예산을 전년도와 같은 904억 원으로 편성했지만 국비지원이 감소하면서 할인율 등 혜택 유지가 쉽지 않아 도내 기초 지자체들은 자구책을 마련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삭감 편성된 지역화폐 국비예산 3525억 원은 행정안전부가 각 광역 지자체에 배분하게 되는데 분배 비율은 이달 말쯤 결정될 예정이다. 도는 행안부로부터 배분받은 예산을 다음 달쯤 기초 지자체에 내려 보낼 계획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말 정부 예산안에 대해 “민생예산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부끄럽다”고 지적하며 “지역화폐 예산은 앞으로 추경을 통해 수요에 맞춰 편성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역화폐는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가 지난해 9월 도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향후 지역화폐 사용 의향은 81%로 나타나 높은 지지도를 보였다.
[ 경기신문 = 김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