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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회 경기 워크숍’, 공직 수행 혁신 계기 삼길 

‘집단 지성’ 탐색 과정 거치는 정책 입안 풍토 가꿔야

  • 등록 2023.01.10 06:00:00
  • 13면

경기도가 도정 최초로 실시한 ‘2023 기회 경기 워크숍’이 화제다. 김동연 지사를 비롯해 부지사, 실국장급, 산하기관장 등 80여 명 참여한 정책 대토론회는 집단토의방식으로 정책을 도출하는 실험적 행사였다. 이번 워크숍은 참석자들은 물론 전국 공직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것으로 평가된다. 모든 정책의 입안과 수행과정에서 ‘집단 지성’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공직 수행 프로세스가 혁신되길 기대한다. 


‘울트라 마라톤’급 토론 시간 외에도 이번 워크숍에서 눈길을 끈 것은 사전 자료·스마트폰·시간제한이 없는 ‘3무(無)’ 조건부터 특이했다. “실현 가능성을 따지지 말고, 계급장 떼고 아이디어를 내보자”는 김 지사의 제안에 간부들이 응하면서 토론이 성사됐다는 후문이다. 김 지사가 워크숍에 앞서 강조한 기득권·세계관·관성과 타성 깨기 등 ‘3가지 금기 깨기’부터 범상치 않았다. 


지난 6일 오후 3시 시작돼 자정을 넘은 7일 새벽 1시까지 장장 10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회의 첫 번째 세션 타이틀은 ‘기회 정책 플러스 청사진’이었다. 5대 기회 패키지(기회 사다리·기회 소득·기회 안전망·기회발전소·기회 터전)와 자유주제 등으로 분임을 나눠 집중 토론을 벌인 뒤 발표와 종합토론 시간이 마련됐다. 실현 가능성과 예산 확보 등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도 실·국장 등 간부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두 번째 세션인 ‘시그니처 정책 발굴’ 자유 토론은 대한민국과 경기도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미래 먹거리’를 찾는 핵심 정책 발굴 시간이었다. 자유롭게 분임을 구성해 이뤄진 토론에선 뜻밖의 정책 아이디어들이 쏟아져나왔다. 


난생처음 자유로운 심층 토론의 기회를 경험했던 참가자들의 반응은 댜체로 긍정적이다. “공직 20년 만에 이런 괴물 토론은 처음”이라고 털어놓은 한 참석자는 “결과물에 대한 부담과 긴 토론 시간이 힘들었지만 끝냈을 땐 ‘진짜 토론’을 한 것 같은 뿌듯함이 밀려왔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 공공기관장은 “매번 상대하는 실·국만이 아니라 다른 부서, 기관 구성원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며 “가능성을 봤다”고 호평했다.


공직사회의 경직된 조직문화에서는 구성원들의 역량이 최대치로 발휘되기 힘들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미 유럽 정치선진국 공직사회에서는 정책의제를 놓고 무제한 토론을 벌이는 일이 상식이다. 우리는 토론만 붙었다 하면 상대의 이견을 존중하기는커녕 ‘틀렸다’고 단정하고 감정적인 설전부터 벌이는 일이 다반사다. 시대변화에 맞춰서 구성원들의 역량과 재능을 더 끄집어내어 반영하려는 노력은 계속 시도돼야 한다. 


집중 토론으로 결과물을 도출하는 해커톤(hackathon)과 소그룹 및 집단토론 형식인 버즈 세션(buzz session) 방식을 혼합한 이번 ‘기회 경기 워크숍’이 경기도뿐만 아니라 중앙·지방정부 전 조직에 던지는 메시지가 상당하다. 김동연 지사의 “오늘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집단 지성을 믿고, 상상력의 한계를 넘고자 하는 시도가 도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꿀 거라 믿는다”는 소회에 깊은 공감을 보낸다. 이 같은 열린 토론은 일과성 행사가 아닌 일상적인 행정문화로 승화 발전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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