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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베토벤’의 모습 담은, 배우 테이

[인터뷰]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 배우 테이
‘루드윅’으로 세 번째 시즌 맞아
“티켓 가격이 아깝지 않을 작품”

 

“다른 작품들을 보면 대부분 남녀 간의 사랑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루드윅’은 베토벤이라는 인물의 나머지 부분들에 집중했습니다. 가족성, 청춘에 대한 추억 혹은 후회, 이겨냄에 대한 인간적인 고찰 등이 담겼습니다.”

 

2018년 초연 후 현재 마지막 시즌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3월 12일까지,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는 루드비히 반 베토벤이 아버지로부터 어린시절 겪었던 학대와 청력 상실, 조카를 자신처럼 만들겠다는 집착 등 그가 겪은 세 가지 아픔을 중심으로 극을 끌어간다.

 

최근 서울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만난 배우 테이는 “관객들이 편하게 베토벤을 한 번 보러 왔으면 좋겠다”며 “취향에 맞고 안 맞고는 있을 수 있어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에는 세 명의 베토벤이 등장한다. 아버지에게 맞지 않기 위해 피아노를 연주했던 유년, 청력을 잃어가던 청년, 자신을 학대하던 아버지를 닮아가는 괴팍한 노년의 베토벤까지. 테이가 맡은 루드윅은 이중 노년의 베토벤이다.

 

그는 “처음 이 작품 오디션에 지원했을 때가 30대 중반이었다. 당연히 청년일거라 생각했는데 노년의 베토벤을 맡게 돼 스트레스를 가진 채 시작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루드윅으로서 세 번째 시즌을 함께 하고 있는 테이, 30대 중반이었던 그는 어느덧 40대에 접어들었다. 그는 “그때 노년을 맡았던 게 저축을 잘 해놓은 것”이라며 “이제는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 40대를 맞이하니 오히려 편해졌다. 캐릭터와 점점 더 동화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테이는 완벽한 루드윅이 되기 위해 베토벤의 음악과 여러 기록들을 살폈다고 한다. 그는 “베토벤의 일생 서사를 들여다봐야하는 극이기에 자료들을 많이 찾아봤다”며 “여러 설들이 참 많았다. 그래서 여러 베토벤을 만났고, 그 이야기들을 종합해보는 재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루드윅 배역에는 테이 외에도 김주호, 박민성, 백인태 배우가 함께하고 있다. 테이는 여러 루드윅들과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반드시 표현해야 하는 부분이 집착, 광기라고 생각했다”며 “인상쓰고 헝클어진 머리 외에는 정형화된 것이 없어 오히려 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 안에서의 유기성만 잘 지켜나간다면 설득력이 있겠다 싶었다. 가족사에 대한 이야기라 부담이 덜했다”고 전했다.

 

 

특히, 조카 카를을 향한 루드윅의 서툰 사랑 표현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테이는 “나는 경상도 노동자 집안 출신이다. 어릴 때 아버지에게 사랑 표현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그래서 아버지와 소통이 안 돼서 받았던 결핍에 대해서도 자신은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아버지를 이해한다”며 “간지럽지만 사랑한다는 표현을 억지로라도 한 번씩 한다. 그렇게 했을 때의 따뜻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관객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점을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베토벤 생애에서 느꼈던 외로움과 교육열, 젠더 이슈 등 다양한 메시지들이 있지만, 결국은 관객들이 돈 내고 온 이 두 시간을 온전히 가져갔으면 좋겠다. 아깝지 않은 지불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 경기신문 = 정경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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