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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 봄날은 온다

                                               

   훗날,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으로써 ‘챗지피티(chatGPT)를 내 주거 공간에 둘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 나는 외출하고 돌아와 챗(chat) 로봇(robot)에게 ’봄날은 간다‘는 옛 가요를 불러줘’ 라고 말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곧바로 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 백설희 노래를 불러 내 마음 깊은 곳으로 곡이 흘러 들어가게 할 것이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 리 – 더라 /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서낭당 길에 /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

      알뜰한 그 맹세에 봄 – 날 – 은 - -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면 자연스럽게 속치마가 보일 것이고 속치마 속으로는?… 이 얼마나 고상하고 섹시한 표현인가. 세계적인 배우 마릴린 먼로의 치마가 센 바람에 위로 치솟아 허벅지가 다 드러나는 장면보다 훨씬 은근하고 점잖으며, 동양적인 멋과 맛이 절묘하지 않는가. 더욱 연분홍 치마는 봄바람의 동작이지만 마릴린 먼로는 광고 효과를 얻기 위한  돈벌이의 장난 같은 아이디어가 아니던가.

 

  나는 이 ‘봄날은 간다.’ 는 노래와 ‘물레방아 도는 내력’의 대중가요를 듣고 부르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둘째 누나가 시집가서 처음으로 자형과 함께 집에 왔을 때, 집안 친척들 앞에서 자형이 불렀던 노래가 ‘봄날은 간다.’ 이었다. 그리고 형 친구들이 화전놀이 할 때도 이 노래를 부르며 북을 두드렸다. 그 뒤 며느리 아버지도 이 노래를 즐겨 불렀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배움 부족하여 교양이 필수가 아닌 시골 사람이라고 해도 좋다. 나는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연주자를 뒤에 앉히고 외국 가요를 클래식이라고 하면서 고상하고 귀족스럽게 불러댈 상황이 아니었다. 한국전쟁 직후 살아남았으면 그 자체가 행운이었다. 모두가 비슷비슷한 삶이었다. 가난이 부끄럽지 않았기에 지금처럼 ‘무소유’를 말한다는 것 자체가 넌 센스요 말 센스 부족한 사람이었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사람과의 맹세_ 꽃이 진다고 울 수 있는 때 묻지 않는 감성! 이런 정서가 동방예의지국 선비들 가슴 속 빗살무늬가 아니었겠는가.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도 내 마음의 클래식으로 알고 이 노래를 부르며 아니 흥얼거리며 산책을 한다. 음악은 행복의 세계로 들어가는 자기 언어요 소리일진데 격을 따지고 수준을 운운할 것 있겠는가. ‘봄날은 간다.’는 노래를 생각하면 선조들이 불렀던 한 곡의 노래가 천 년의 노래가 되어 희망의 봄으로 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삼월에는 내 집 아이들이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에 입학한다. 정성을 다해 학교생활이 행복하길 기도하고 있다. 사람을 성적순으로 세워 뒤진 아이들은 일찌감치 기를 못 펴고 사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금배지 차신 분들 자기와 뜻이 맞지 않다고 경쟁 상대를 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헌법 제10조라도 가끔 살펴보시길 부탁드리고 싶다. 수필은 내 마음의 움직임을 스케치하는 거울이라고 했다. 내 마음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챗 로봇이 들려줄 ‘봄날은 간다.’는 가요를 ‘봄날은 온다.’로 고쳐 불러보고 싶다. 미래는 예측하기보다 웃으며 대비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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