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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뉴스 생활] 인공지능 시대의 뉴스

 

인공지능(AI)이 기사를 쓴다는 건 알았다. 스포츠, 날씨, 증시 같은 분야로 한정해 있긴 해도 어느 쪽이 사람이 쓴 건지 구분 못 할 정도로 인정해 줄 만하다고 들었다. ‘로봇 기자’라고 불렀다. 로봇 기자가 단순 반복형 기사를 맡아 써준다면 인간 기자는 복잡하고 심층적인 뉴스에 전념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그렇게 나왔다. ‘상대적 기대’지만 AI 기자가 인간 기자를 대체할 정도까진 다다르지 못했다고 평가했을 때 얘기다.

 

이번엔 좀 다르다. 오픈AI가 출시한 챗GPT는 출시 2개월 만에 1억 사용자를 돌파했다. 인공지능 챗봇이어서 이용자가 질문을 해야 답변한다는 한계가 있는데 인증 후기가 넘친다. 정치 연설문을 작성했다거나, 보도자료를 작성했다는 것들이다. 청년문제를 주제로 하는 기사 작성을 주문했더니 놀라움을 안겼다는 반응이 있고, “챗GPT에게 기후위기를 물었다”, “챗GPT가 작성한 여론조사 분석기사”라는 뉴스도 등장했다.

 

과학분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은 챗GPT로 작성한 논문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덕분에 전문성과 숙련성이 필요한 문서 작업도 인공지능이 인간만큼 혹은 그 이상의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근거가 생긴 상황이다.

 

챗GPT의 한계를 밝혀내려 하는 시도가 느는 것은 재밌는 현상이다. 수학 계산을 틀린 경우가 많다거나, 영어 아닌 한국어에는 기대에 못 미친다 등이 그런 예다. 객관적인 데이터가 살짝씩 틀렸다는 분석도 있다. 이쯤이야 챗봇의 학습 속도로 보면 곧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항상 따라붙는다.

 

놀라운 것은 답변한 내용 중에 단순 사실 몇 군데 틀린 것이 대수냐 하는 반응이다. 그럴듯하게 문장을 완성하고 설득력 있게 답변하는 챗GPT에 너도나도 놀랍다는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의 보편화는 막을 수 없다. 로봇이 만든 것이라고 구분하기 쉽지 않은 결과물의 종류가 넘쳐날 가능성이 는다는 의미다. 인간 기자가 쓴 기사일수록 논리가 빈약하거나 비문으로 쓰였다는 식의 비꼬는 평가가 나오는 일이 머지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교육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AI에 의존하지 않게 교육방식과 과제출제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AI를 거치면 손쉽게 전문가 수준의 지식에 도달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지식의 접근으로는 사람이 한 분야의 전문가나 달인이 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저널리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개인이 속한 공동체의 문제에 관심을 만들어내고, 각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내게 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조정해 가는 과정을 제대로 하게 만들지 못하면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없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의 선택과 주의, 집중이 이루어지게 만드는 것은 인공지능이 해낼 수 없는 부분이다.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미디어에 미치는 영향과 문제점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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